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61961189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궁궐, 소멸된 건축 유형
들어가며|궁궐 건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1 궁궐, 그 복잡한 얼개
궁궐 유토피아 : 중국의 궁궐 제도
궁중, 그 특별한 생활 : 의례
조정에 들다 : 조회 의식
왕실의 사람들 : 임금과 왕세자의 공간, 중궁전과 대비전
개인인가, 임금인가 : 왕실의 통과의례
죽은 자를 위한 헌사 : 빈전˙혼전˙선원전
2 규범과 관습의 타협, 궁궐 건축
조선 궁궐 배치의 특징 : 경복궁˙창덕궁
유교적 예치 공간으로 태어나다 : 세종이 꿈꾼 궁궐
궁궐 건축의 유형 : 정전˙편전˙침전
온돌과 관련된 흥미로운 문제들 : 좌식 공간˙굴뚝˙병렬식 배치˙툇마루
고전적 사고방식에서 실용성의 중시로 : 정침의 변동 양상
진연을 베풀어라 : 마당˙보계
위대한 시대, 18세기의 복고 : 영˙정조 대의 의례 정비
3 궁궐을 뒤흔든 욕망
궁궐 건축에 드러난 권력자의 욕망 : 연산군˙광해군˙흥선대원군의 궁궐
왕실 가족의 일상사와 유희 : 창덕궁 후원
은혜와 의리의 충돌 : 효사묘˙육상궁˙경모궁
궁궐 바깥 세상과의 만남 : 사묘 참배˙백성과의 대면
근대로의 전환과 도전 : 서양식 건축˙의식의 변화
사라진 궁궐 : 외세의 욕망˙궁궐의 훼손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궁궐의 건축을 바라보는 데에는 두 가지 시선이 필요하다. 하나는 사용하는 사람들의 관점이다. 어쨌거나 궁궐은 왕실과 벼슬아치들의 공간이다. 공간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든 간에 그건 그들의 몫이다. 세자가 책봉되지 않아 비어 있는 동궁전(東宮殿)에서 임금이 손님을 맞이하건, 빈번한 왕위 계승으로 늘어만 가는 웃전 여성들이 생활하건, 집은 그런대로 반응하고 적응하기 마련이다.
(……) 또 하나의 시선은 바로 만드는 사람들의 관점이다. 처음에 의도했던 대로 500년 동안 쓰이지는 못했더라도, 정전은 정전대로, 침전은 침전대로 본성을 갖고 있으리라는 점이다. 아무렇게나 짓는 건물이라 할지라도 이 건물의 쓰임새를 염두에 두기 마련인데, 하물며 궁궐이 아닌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각각의 전각들은 어떻게든 스스로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어느 나라의 궁궐이든 최고의 행사는 조회이다. 그것은 바로 조회가 궁궐을 존재하게 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의장대가 정전의 마당을 가득 채우고, 색색의 조복을 입은 신하들과 사신들이 줄지어 선다. 의장을 위한 가마와 말, 헌가(軒架)와 등가(登歌) 같은 악대로 조정은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조정이 넓은 것은 임금의 건물인 정전을 우람하게 보이게 하도록 비워 놓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토록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조회를 열어야 하는 ‘조정’이기 때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