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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3010908
· 쪽수 : 146쪽
책 소개
목차
구도자
팔둠
낯선 별에서 생긴 일
젊은 시인
리뷰
책속에서
한참을 가다 보니 산을 오르기가 좀 수월해졌다. 이젠 마지못해 끌려가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나아가고 있었으며 노래하는 데 신경 쓰다 보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지며 더 이상 바위가 미끄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바위는 내게 친근하게 굴며 발을 헛디딜 때마다 나를 받쳐 주기도 했다. 이윽고 머리 위에 손바닥만 한
쪽빛 하늘이 보였다. 한참 지나자 푸른 호수 같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구도자
팔둠의 모든 사람이 소원 한 가지씩을 이룰 수 있었던 이야기는 전설로 남았다. 그러나 바로 그날 산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믿으려는 자는 없었다. 산은 세상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영원히 그곳에 서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산은 모든 이의 고향이자 바로 팔둠이었다. 사람들은 바이올린 연주자처럼 자신도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며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기를 바랐다.
산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사람들 속에 있었다. 아침이면 먼 바다에서 붉은 태양이 고개를 내밀고 서쪽 산봉우리를 넘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밤마다 별들이 같은 자리에서 외롭게 반짝이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겨울이 오면 산은 눈과 얼음으로 몸을 감싸고 봄이 오면 눈사태를 일으켜 모습을 가다듬었다. 여름에는 눈이 녹지 않은 바위틈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 싱싱한 기쁨을 노래하고, 큰 비가 내리면 콸콸 소리를 내며 힘찬 물줄기를 흘려 보냈다.
-팔둠
왕이시여, 제발 말씀해 주십시오. 이곳 사람들의 영혼 속에는 자신들이 옳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깃들어 있지 않나요? 신의 자비를 구하거나 백성들을 아끼고 올바르게 끌고 가는 지도자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남아 있지 않나요?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마음과 보다 이성적으로 질서를 갖추어 더 아름다운 세상을 일구어 나가려는 생각을 꿈에라도 해 본 적이 없나요? 모두가 하나 된 세상에서 남을 기쁘게 하고 돌봐 주며 전체를 위해 뭐든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 따윈 가져 본 적이 없냐고요?
제가 사는 곳에는 인간의 영혼을 찬양하는 음악이 있고, 신에게 경배하며 서로를 축복해 줍
니다. 과연 그런 것들이 이곳에는 애초부터 없었다는말인가요?
-낯선 별에서 생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