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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63273297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골동상
당세풍경
그들의 그룹
검속
청춘의 괴롬
그들의 지향
공세(攻勢)
스왈로 회담
거리에서
서재에서
충돌
남매의 대령
사과
청촉
변심
봉변
유화(宥和)
혜란이의 입장
실종
왜 노할 줄 모르나?
편지
성의
혼선
사진 공세
우정이라면
강가에서
방문
수사
발병
위문객
유학? 결혼?
백년손
해설 _ 김종욱(서울대)
해방기 국민국가 수립과 염상섭 소설의 정치성
책속에서
주요한 정치적.사회적 이슈였던 국민국가의 건설 과정에서 선결되어야 했던 주권성의 담지자로서의 ‘국민’의 범주에 주목하고자 한다. 혈통.언어.지역.문화적 동일성이라는 민족에 대한 개념적 정의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식민적 현실에서 존재하는 여러 균열과 간극들이 포착되는 과정을 통해 리얼리스트로서의 염상섭의 면모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서 염상섭이 구상했던 국가의 모습 또한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패망과 함께 조선에 들어온 미군정을 환기시키는 베커와 자본주의에 대한 환멸과 사회주의에 대한 동경 사이에서 부동하는 지식인 병직 사이에서 고민하는 혜란의 선택을 통해서 해방기 염상섭의 정치의식 또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식민지적 유산이란 이처럼 과거의 친일파들이 미군정과 결탁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보다 훨씬 복잡한 것이었다. 그것은 일상의 영역에서 혈통과 언어의 잡거상태로 내밀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쉽게 청산되기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식민지배의 청산과 민족국가의 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단일한 국민으로 호명하는 과정에서 이념적 타자를 억압하는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중략…)그에게 있어 ‘조선문학’이 좌우익의 문학 모두를 지칭하는 ‘우리 문학’이었듯이 ‘조선’이란 남과 북을 모두 포괄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단어였던 것이다. 이처럼 염상섭은 식민지배가 남긴 이질성에 대한 공포 때문에 혈통적.언어적.이념적 잡거상태를 외면했던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다양성의 토대 위에서 ‘조선학’을 구상하고 있었다. 비록 좌우 이념의 극단적인 대립 속에서 그의 자리는 거의 남겨져 있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있는 ‘효풍’에서 우리는 그의 정신적 고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