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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3275178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자백
명품시계 수집가
연쇄살인범?!
삼각관계
성고문 고발장
무진기행, 그 후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렸다네. 자유로운 한 개인의 권리에 근거해서 내 생명을 처분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게. 자살에 이를 만큼 절망적이지도 않았고 죽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그런 상황도 아니었네. 다만 자살을 감행할 만큼 정신적으로 강한 의지와 용기는 가지고 있었다네. 죽을 마음의 준비가 된 거지.
내가 깊은 밤 어느 순간 발작을 하고 충동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정당화할 충분한 논거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닐세.
나는 충분히 오래 살아남았네. 어쨌거나 일찍 죽는 것보다는 오래 사는 것이 더 좋은 거지. 그 이후 일어난 내 이야기를 두서없이 자네에게 모두 털어놓았고 더욱 자세한 것은 내가 일기장이나 메모, 비망록을 남겨놓았으니 그걸 참고하게나. 그 일기장에는 金惠淑의 사진이 여러 장 들어있다네. 그러나 몇 가지 비밀은 비밀로 그냥 남겨두었지.
내가 당신에게 두서없이 이야기 했던 그 후…… 내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써서 발표하는 것에 동의한다네. 당신이 그럴 생각이 있다면 말일세. 쓸데없는 간섭을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네만 가급적 또는 꼭 정확히 사실 그대로 쓰는 게 어떨까. 더 이상 내 이야기가 가감하고 윤색되어 과장되거나 미화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네.
어쨌거나 책을 출판하게. ‘모든 책은 제각기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안개처럼 깔려있는 어둠을 헤쳐 나가게. 자네도 잘 알다시피 안개는 결국 햇빛에 사라지게 돼 있어. ‘어둠이 깔려야 비로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비상을 시작한다’고 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