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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5455158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1
코 / 안개 / 붉은색 하트 / 탈모
2
수제만두의 비밀 / 배추전 / 자본주의 혁명은 돈을 많이 버는 것 / 송치 / 배꽃 / 참가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모임
3
아버지가 보고 싶은 아이들 / 남편의 가족들 / 수지의 선택 / 변심 / 경계
4
선주 씨의 글 / 단둥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 / 끊지 못하는 전화 / 호두과자
해설 : 분단, 이산(離散), 그리고 탈북자」-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도 남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어쩐지 그물에 걸린 물고기 같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새 같기도 했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주홍글씨를 평생 달아야 한다는 점에선 똑같았다. 그들 대부분은, 천국의 문 앞까지 온 듯 감격한 표정이었는데,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를 하루에 몇 번씩 하는지 자신들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단둥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의 자유와 풍요로움이 부러웠는데 대통령을 공공연히 비난하는 게 가장 부럽고도 놀라웠다.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어떤 비난도 용서되지 않았다. 2년짜리 비자였는데 1년 반 만에 귀국 명령이 내려졌다. 엄마는 수입의 반을 냈는데도 더 내라는 걸 거부했더니 밉게 보인 모양이라고 했다. 조선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돌아간다면 장군님에 대한 칭송과 지시 사항 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것이었다.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처럼 선생님은 무척 친절했다. 친절한 말일수록 나쁜 소식이었다. 창주를 학교에 다니지 말게 하라는 말이었다.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나왔는데 교무실을 나서고 보니 그런 뜻이었다. 머리도 괜찮고 심성도 바른 것 같다며 칭 찬하는 듯이 말해놓고 학교에 오지 마라는 건 무슨 뜻일까, 실내화를 벗는 순간 머리 뒤가 뜨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