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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88970594095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제 1장 백의 발견
백은 감수성이다 | 색이란 무엇인가 | 이토시로시 |
색을 벗어난 색 | 정보와 생명 본연의 모습
제 2장 종이
현저한 촉발 능력 | 하얀 판으로 태어나다 |
창조 의욕을 북돋는 매개물 | 되씹어 보는 백 |
하얀 사각형의 종이 | 언어를 접는다 |
문자라는 존재 | 활자와 타이포그래피
제 3장 공백空白-엠프티네스Emptiness
공백의 의미 | 하세가와 토하쿠의 송림도 병풍 |
가능성으로서의 공백 | 이세신궁과 정보 |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백 바탕에서 적색 원이 지닌 수용력 | 공과 백 | 다도 |
와시쓰의 원형 | 발상은 공백에 깃든다 |
독창적인 질문에 해답은 필요 없다
제 4장 백을 향하여
퇴고 | 백을 향한 도전 | 청소 |
미지화 | 하얀 모래와 달빛
리뷰
책속에서
종이에는 다른 물질에는 없는 독특한 긴장감, 그리고 손끝에 기분 좋게 느껴지는 감촉이 갖추어져 있다. 이것을 오해를 무릅쓰고 표현해 본다면, 만약 종이가 새싹 같은 녹색이거나 잘 익은 감색을 띠고 있었다면 혹은 비닐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없는 촉감이었다면 종이의 탄생을 계기로 문자나 인쇄를 개재시킨 문화가 이처럼 급속도로 진전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이는 우연히도 색으로서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고, 빛을 발하는 듯한 '백'과 탄력이 느껴지는 '긴장감'을 갖추고 인류의 역사에 등장했다. ( - 제2장 종이, 하얀 판으로 태어나다 중에서, 41 ~ 42쪽)
미지화는 백과 통해 있다. 백이란 혼돈을 향하는 힘에 역행하고 돌출되는 이미지의 특이점이다.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혼탁에서 빠져나와 신선도가 있는 정보의 형태로서 우리의 의식 속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다. 백이란 때 묻지 않은 인식이다. 현저한 양상의 구현이자 정보가 발현된 모습을 말한다. 현저한 양상은 현저한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어쩌면 '이해한다'는 것은 '현저한 인식' 그 자체가 이날까. 기지화되고 타성화된다는 것은 의식의 발현이 억제되어 인식이 늪에 잠기는 것이다. 그 늪에서 새하얀 종이 같은 의식을 끄집어내 오는 것이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해 영원히 무지하다. 그리고 그것을 충분하다. 세상의 리얼리티에 끝없이 전율할 수 있는 감수성을 창조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니까. ( - 제4장 백을향하여, 미지화중에서, 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