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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70597003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프롤로그, 만남
1. 공간
사전 답사 / 기마르의 집 - 아르누보 건축에서 현대 건축으로의 이행
첫 번째 수업 / 빌라 사보아 - 르 코르뷔지에의 다섯 가지 건축 법칙
두 번째 수업 / 메종 라로슈 - 건축적 산책
부록 / 내 친구 보영이가 궁금해하는 파리 건축물1. 에펠탑
2. 빛
사전 답사 / 오스마니앙 스타일과 앙리 소바주 - 빛과 위생
세 번째 수업 / 롱샹 성당 - 건축과 빛의 아름다운 만남
네 번째 수업 / 파리 스위스 기숙사 - 빛의 색깔
부록 / 내 친구 보영이가 궁금해하는 파리 건축물2. 오르세 미술관
3. 재료
사전 답사 / 노트르담 드 콘솔라시옹 랑시 교회 - 콘크리트 이해하기
다섯 번째 수업 / 케 브랑리 박물관 - 유리벽과 정원
여섯 번째 수업 / 파리 아랍 연구소 - 알루미늄 파사드와 전통 문양
일곱 번째 수업 / 메츠 퐁피두 센터 - 나무틀과 천막의 형태
부록 / 내 친구 보영이가 궁금해하는 파리 건축물3. 개선문
4. 나만의 건축관
과제 / 나만의 건축세계 찾기
여덟 번째 수업 / 파리 퐁피두 센터 - 색깔 코드와 공간 활용
아홉 번째 수업 / 레 독스 - 플러그 오버 개념
열 번째 수업 / 피에르-마리 퀴리 공과대학교 아트리움 - 알루미늄 파사드와 색으로 분리한 공간
마지막 수업 / 12호선 파리 지하철 공사 - 큐브 놀이
부록 / 내 친구 보영이가 궁금해하는 파리 건축물4.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에필로그, 작별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너무 서두르지 마. 너에게 실내구조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게."
나는 샤를 할아버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는 공간을 그 용도나 형태가 가지는 의미로 판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지. 예를 들어 싱크대가 있는 공간에 들어가면 부엌이구나, 하고 더 이상 그 공간을 다른 시각으로 느끼거나 관찰하려 들지 않는다는 말이야. 왜냐하면 우리가 평소에 늘 보았던 부엌이라는 공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어떤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공간을 있는 그대로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듯이 느껴야 해.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 집 안을 돌아다닐 때 눈을 감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라는 거야."
"눈을 감는다고요?"
나는 조금 놀라 중얼거렸다.
"그래, 계단을 네가 아는 보편적인 계단이 아니라 처음 보는 표면 형태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위를 걷는 거야. 계단은 우리가 계단이라는 명칭을 붙여 주기 전에는 네모 큐브들을 하나하나씩 쌓아 올려 놓은 튀어나온 표면이란다. 마치 이런 형태를 처음 본 것처럼 공간을 느껴 보렴. 그래서 서로 다른 형태와 높이의 표면이 주는 감각이 어떤지 살피는 거야. 이런 방법이 공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단다."
"아하! 그렇게 할게요."
나는 마치 발을 내딛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공간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썬 : 맞는 얘기야. 에펠탑은 처음 지어질 때부터 논란거리였어.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에펠탑은 1889년 세계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었는데 그전부터 파리의 많은 문학인과 예술인들은 에펠탑을 만드는 데 반대했어.
보영 : 반대를 했다고? 저렇게 아름다운 비율을 가진 탑을?
썬 : 응. 믿어지지가 않지? 하지만 사실이야. 1887년 파리의 문학인과 예술인들은 《르 탕(Le temps)》이라는 신문에 에펠탑 설립을 반대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어. 그 기사를 잠깐 보자면, "우리 작가,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은 이때까지 파리를 아름답게 지켜 왔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하여 파리 한가운데에 불필요하고 흉측한 에펠탑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 … 위로 뻗어 있는 검고 거대한 공장 굴뚝이 파리를 지배할 것이고 그것은 우리의 문화유산에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우리의 꿈 또한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어.
보영 : 와! 대단한데. 정말 결사적으로 에펠탑을 반대했구나.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이해도 가. 그들 입장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낭만적인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파리에 철로 된 거대한 탑이 세워진다는 게 미관상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썬 : 그렇지.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반대 기사에 귀스타브 에펠은 센스 있는 인터뷰로 답을 했어. "내 생각에 탑은 그 나름대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엔지니어라고 해서 미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고상한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우리도 미를 생각한다. 에펠탑 다리 네 개의 커브는 물리적인 힘이 주는 굉장한 감명과 미를 보여 준다. 또한 전체적인 에펠탑 콘셉트의 대담함과 비어 있는 공간들은 폭풍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 안전성을 가졌다. 에펠탑은 일반 예술이론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던 거야. 정말 통쾌한 답변이지? 에펠탑의 거대함과 철 재료가 미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