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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0638799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06
1 현재를 기다린다
재떨이, 대지의 이미지 14
5분짜리 추억 두 컷 22
호박꽃등 26
대학 시절 30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36
현재를 기다린다 44
카테리나의 추억 52
세속에서의 명상 62
액땜으로서의 말 82
낙엽 그리고 도시의 우울 86
빵을 가지러 가는 네 손을 낮추어라 90
신은 자라고 있다 ― 가이아 명상 104
내 인생의 책들 122
2 추락이여, 안녕
나무 예찬 130
몸에 대하여 138
바람과 춤 ― 탄력과 가동성 148
춤, 불타는 숨 ― 이사도라 던컨의 자서전에 부쳐 152
추락이여, 안녕 162
사과 이야기 ― 미적 가치에 대한 단상 166
평화와 천진성의 세계 ― 장욱진의 그림 170
새벽의 메아리 174
아름다움에 대하여 188
3 빛 ― 언어, 깃 ― 언어
시란 무엇인가 198
박명의 시학 210
시, 가치의 샘 ― 영혼의 강장제 216
마음의 무한 ― 시가 꿈꾸는 것 224
시에 대한 몇 가지 생각 234
메아리의 시학 ― 로르카 읽기 244
숨 막히는 진정성의 시 ― 바예호 읽기 264
인공 자연으로서의 시 ― 네루다 읽기 278
큰 화육(化肉), 위대한 동화(同化) ― 다시 네루다 읽기 298
저자소개
책속에서
담배가 탄 뒤의 재와 꽁초는 마치 허물어진 파르테논 신전의 폐허에 서 있는 돌기둥들처럼 인간의 야심과 의지와 상상력의 폐허이다.
1965년 이후 나는 시라는 것을 쓰고 있는데, 아마 내 육체 속에는 저 감동적인 하품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냇가의 달빛과 그것이 그 물기 있고 고요하고 환하고 흐릿한 빛 속에 빨아들이고 있었던 기성과, 사람과 세상의 일에 대한 오리무중의 신비감이 만든 그리움(또는 그리움이 만든 신비감) 따위들이, 다른 여러 가지 것들과 더불어 뒤범벅이 되어 들어 있을 것이다.
이 숲에서 나는 돌 하나를 던진 적이 있다. 숲 위쪽에서 던진 돌은 저 아래 어디엔가 떨어졌다. 돌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지구 무게만 한 어떤 느낌이 마치 지진처럼 내 속으로 지나가는 걸 느꼈다. 즉 내가 방금 던진 돌, 나에 의해 여기서 저기로 옮겨진 돌로 우주의 균형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그것이었다. 내가 던진 돌 하나가 우주의 균형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