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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설교/성경연구
· ISBN : 9788970713700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경험과 신학에서 비롯된 한국 교회의 보수성 _ 김근주
한국 개신교회와 근본주의 _ 배덕만
21C 한국자본주의의 변동과 한국 교회의 미래 _ 변상욱
한국교회 보수화의 원인과 결과 _ 김형원
책속에서
머리말
암울하던 2015년은 더더욱 막막한 2016년으로 이어진다. 졸속을 넘어 국민을 홀대하고 함부로 대하는 이 나라 정부의 위안부 협상에 이어, 엄연히 중앙 정부가 공약하고 책임져야 할 누리 과정을 일선 교육청에 떠넘겨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대체 이 나라에 정부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현실이 계속된다. 국민이 뽑은 권력인데 왜 이렇게도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지, 제대로 자신의 생각조차 표현하지 못하는 대통령에게 왜 이렇게도 온 국민이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할 말이 없는 것은, 지난 한 해 우리네 교회 집단도 조금도 낫지 않은 모습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에도 우리네 대형 교회들은 별별 핑계들을 대면서 기어이 교회를 자기 자식에게 물려 주었고 조금도 부끄러움 없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운운한다. 추하기 짝이 없는 교회가 먹잇감으로 낚아 챈 것은 동성애와 이슬람이었다. 마치 이것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세상이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동성애를 공격하고 이슬람을 비난하며 목숨 걸다시피 난리법석을 부렸다. 정말 교회를 망하게 하는 것은 동성애나 다른 민족의 다른 종교가 아니라, 교회가 하나님을 떠나 정의를 행치 않고 불의를 행한 것임을 성경이 명백히 증거함에도, 우리네 교회는 동성애와 이슬람을 주구장창 물고 늘어졌다. 그야말로 추태와 본말 전도의 극치이다.
이러한 끔찍한 현실의 이면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 우리네 교회의 ‘보수적’ 경향이다. 우리네 교회의 다수는 신학적으로도 보수적일뿐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도 매우 보수적이다. 왜 우리네 교회 가운데 다수는 이승만을 지금까지도 국부 운운하며 떠받들까? 왜 우리네 교회는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를 그렇게 지지하고 전두화의 군화발 집권을 그렇게 축복했을까? 정교분리를 부르짖던 우리네 교회는 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그렇게 게거품을 물다가 이명박-박근혜 시절에는 꿀먹은 벙어리이거나 청와대를 축복하지 못해 안달인 것일까? 우리 교회가 그렇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정통보수’는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교회는 무엇을 보수하는 곳인가? 교회가 정말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김재환 감독의 영화 「쿼바디스」(2014)에서 제기된 문제에 나름대로 응답하고자 작년 한 해 동안 “쿼바디스에 답하다”는 제목으로 네 번의 포럼을 진행하였다. “목사란 무엇인가?”, “한국교회 설교 무엇이 문제인가?”, “성전과 예배당”에 이어 지난 해 12월 7일 네 번째 포럼으로 “한국 교회 보수화”를 다루었다.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글들은 네 번째 포럼에서 발표되었던 것들이며, 우리네 교회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필자들 나름의 진단과 분석을 담고 있다. 우리네 보수화된 현실이 적절히 분석되고, 그러한 보수화의 원인들이 잘 다루어졌으며, 그 가운데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 어느 정도 제시되었기를 바라지만, 그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이 작업이 우리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었기를 소망한다. 현실의 참담한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게 될 때, 그 다음 우리가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모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작업이 우리네 교회가 얼마나 무너졌고 붕괴되고 있는지 드러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아가, 우리는 이 작업이 우리네 교회의 현실을 무너뜨릴 수 있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제대로 무너지고 제대로 파괴된 이후에라야,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미래를 세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