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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작가론
· ISBN : 9788971240830
· 쪽수 : 213쪽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원작 소설
깊고 푸른 밤 / 최인호
작가와의 대화
도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달빛 소나타 / 최인호 vs 이태동
작품 해설
삶의 비극적 현실과 연민의 시각 / 이태동
최인호 에세이
결혼식
묵주
추억
막이 내리면
작가 연보와 앨범
고2 때 신춘문예 입선한 신동(神童)
책속에서
그곳을 떠나와 이곳에 있듯이, 이곳을 떠난다면 그 기억들은 뒤범벅이 된 머리의 갈피 속에 끼어들어 더러는 금방 잊히고 더러는 생선의 가시처럼 틀어박혀 어쩌다 기억이 나곤 하겠지. 그들이 이 집을 떠난다 해도 이 집은 이 집대로 존재할 것이다. 그들이 눈 덮인 계곡을 떠나왔다 해도 그 전나무는 늘 그 자리에 존재하듯이. 그들이 180번 도로를 떠나 왔다 해도 늘 그 자리에 도로는 놓여 있을 것이다. 프레스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할 것이며 샌프란시스코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두터운 책을 읽어내릴 때 눈으로 훑어 내리면 내용은 머릿속에 전이되어 기억되나, 페이지는 가차없이 흩어져 나가 버리듯, 책을 거꾸로 읽는 사람은 없듯이 우리는 일단 스쳐 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거꾸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 최인훈 중편소설, '깊고 푸른 밤' 중에서
제가 <깊고 푸른 밤>을 쓸 당시만 해도, 외국을 무대로 쓴 작품은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이었을 겁니다. 제가도시적인 감수성을 지닌 작가이기 때문에 그런 시도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 여행ㅡ미국 여행을 하면서, 교수님이 말한 그 자연에 대해서 왜소한 인간이 느끼는 압박감을 절감했습니다. 데스밸리에 가보니 이건 엄청난 자연, 그냥 우주예요.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상실감, 소외감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 작가에게 비친 외국은 언제나 극복해야 할 콤플렉스의 대상이었습니다. <깊고 푸른 밤>을 쓸 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외국 풍경을 단순하게 우리에게 빌려온 공간이 아니라, 내가 아예 그 안에 들어가 활동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쓰겠다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5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속도감이 사라집니다. 지금이야 그런 것 쯤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때는 그것이 대단한 경이여서 그런 존재감을 작품 속에 묘사하려고 애를 썼어요.
- 최인호 vs 이태동 대담, '도시적 감수성으로 그려낸 달빛 소나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