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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847763
· 쪽수 : 251쪽
책 소개
목차
세상 밖으로 나온 병아리
우리는 수평아리? 아니면 암평아리?
아빠의 결투
이모의 별명은 '가짜 양키'
당황스런 커밍아웃
잘 싸워야 멋진 수탉!
지붕 위의 옥수수
아빠는 앞장서고 나는 뒤따르고
닭의 귀족,서양 닭
아빠에게도 위기는 있다
울타리에 날개가 낀 롱롱
많이 먹고 얼른 살찌면?
달콤한 닭의 도시?
가짜 양키 이모의 단식 농성
수평아리 수난 시대
아빠가 사라졌다!
울타리에 걸린 그림자
이웃집 얼룩무늬,우리 풀밭을 습격하다
자유로운 영혼
양계장의 그들에게 무슨 일이?
태풍처럼 불어 닥친 조류 독감
토종닭,인기 상승!
영혼까지 따뜻한 날들
리뷰
책속에서
아빠는 앞에서 걷고, 나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아빠가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나도 돌리지 않았다. 아빠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나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아빠가 웃으며 말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배우는 걸로는 부족해.”
간단한 말이었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나는 겸연쩍은 얼굴로 말했다.
“수평아리 노릇이 쉽지 않네요.”
“그럴까? 좋은 수탉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양질의 고기닭이 되는 것은 아주 쉽단다. 하루 종일 먹고 자기만 하면 되거든. 뭔가 배울 필요 없이, 체중이 이 킬로그램만 되면 주인 밥상에 오르는 요리가 되기에 충분하지. 네가 세상에 나온 사명을 다한 거란 말이다. 얼마나 쉬우냐!” - p.70 중에서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몸의 힘을 모으기 위해 일부러 가만히 있었다. 내 눈앞에 큰 가죽 구두가 멈춰 섰다. 닭 도매업자가 몸을 굽히고 손을 뻗어 나의 날개를 잡으려는 순간,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높이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사나운 기세로 그의 얼굴을 쪼았다.
“엄마야.”
닭 도매업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뒤로 벌렁 넘어졌다. 그래도 분노가 다 풀리지 않았다. 오른쪽 날개의 아픔을 꾹 참으며 아직 얼굴을 감싸고 있는 그의 손과 머리를 마구 쪼아 댔다. 닭 도매업자는 살려 달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사람 살려. 닭 귀신이 나타났어.”- p.239 중에서
나는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나와 친구들 모두 자유일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