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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71848708
· 쪽수 : 234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만남, 운명에 동승하다
제2장. 열기구란 무엇인가
제3장. 세상은 나를 모험가라 부른다
제4장. 불시착, 한계의 모험
제5장. 열기구 태평양 횡단
제6장. 주최자 이름은 간다 미치오. 날 수 있는 만큼 가겠다
제7장. 모험의 시대를 끝내며
역자후기.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리뷰
책속에서
2008년 2월 15일, 북태평양 상공에서 열기구를 탄 채 실종된 간다 미치오에 대한 수색이 중단되었다. 2월 1일, 일본 원정본부와 연락이 끊긴 지 2주쯤 되었을 때였다. 그동안 미국 해안경비대는 수색을 계속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중략) 다시 말해 그는 지금도 행방불명 상태다. 성공 여부를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쩌면 마지막이 돼버린 그의 원정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글은 내가 쓴다. 2004년 첫 태평양 횡단 원정에 동승한 파트너로서, 또 열기구 기술을 밑바닥부터 배운 제자로서, 그리고 생가의 고비를 같이 한 젊은 친구로서. _머리말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찬 열기구는 아침 냉기를 누르며 훌쩍 하늘로 떠올랐다. 정말 소리 하나 없이, 난다기보다는 비눗방울이 하늘에서 춤추듯 살포시 떠올랐다. 바스켓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운동장에서 여구 연습 중인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씩 작아지다 어느새 점이 되고 결국에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도 자동차 소음도 귀에 닿지 않더니 소리도 사라졌다. 나는 공기 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대지가 있고, 그 위에 건물이 있고, 그 상공을 새가 날고, 구름이 있고, 하늘이 있고, 그리고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 지상에 발을 대고 있지는 않지만 어쩐지 큰 무언가 속에 내가 들어와 있고, 떠 있긴 하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낯익은 일본이, 일본이 아니다. 눈 아래 펼쳐진 것은 대지이며,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지구 그 자체였다. 불빛 하나하나에 사람들의 삶이 있고, 사람의 숨결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구름 위에 떠 있다 한들 내가 다른 존재가 되는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삼차원의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려가기 시작했다. 하늘과 대지라는 두 가지 시점이 내 머릿속에서 교차되는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세계는 문자 그대로 입체적인 풍경을 드러냈다. 그것은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예감케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