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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군의 맛

교군의 맛

명지현 (지은이)
  |  
현대문학
2012-10-19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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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군의 맛

책 정보

· 제목 : 교군의 맛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6156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명지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교군의 일대 이덕은 여사가 평생을 바쳐 만들어낸 ‘치명적인 맛’의 비밀과 함께 이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삼대 손김이의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활달하고 유려한 장단을 연상케 하는 문장,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

목차

토끼 사냥

김이는 수박처럼 단단하지
내부 고발자 _ 김이
아버지의 정강이 _ 김이
다시 원점 _ 김이
남녀상열지사 금지조항 _ 김이
기록은 구속이다 _ 김이

미란이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그 모양이야
진흙 같은 노래 _ 미란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는 눈 _ 미란
뱀장어 _ 미란
손 씨의 허기 _ 미란
사라져도 남는 것 _ 미란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다면 _ 손 씨

김이가 달린다
선글라스를 쓴 노인 _ 김이
둥근 웃음 _ 김이
매운 사람들 _ 김이

덕은이의 검은 밥상
서늘한 여름 _ 이 여사
상희야, 상희야 _ 배 영감
교군의 맛 _ 이 여사
검은 혀 _ 이 여사
엉킨 실타래 _ 이 여사
자라는 어디로 갔나 _ 이 여사
고추 _ 이 여사

봄의 풍류를 즐기다

해설 - 스파이스 로드 _ 양윤의
작가의 말

저자소개

명지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단편집 『이로니이디시』 『눈의 황홀』, 장편소설 『정크노트』 『교군의 맛』, 테마소설집 『피크』 『캣캣캣』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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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미각은 지문처럼 천차만별이지만 김이가 간절하게 원하는 맛은 분명했다. 그것은 화통하게 혀를 볶는 맛, 미친 짐승처럼 길길이 날뛰는 맛, 울다 지쳐 혼절할 것 같은 맛, 뒷덜미를 찌르는 바늘 같고 심장을 관통하는 총알 같은 맛, 붉은 피를 머금은 맛, 목구멍을 태우며 배 속으로 쿵 떨어지는 맛, 8월의 태양 같은 맛, 심장이 두방망이질하는 맛, 영혼이 셀로판지처럼 얇디얇게 분리되는 맛, 쓰라린 칼침 같은 맛,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지독한 맛,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해 먹고 또 먹고 싶어지는 맛, 그것은 교군의 맛. 무얼 묵히고 무얼 까발릴 것인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상상만으로도 입안이 침으로 그득 차자 푸른빛 가득한 교군이 눈앞에 확 펼쳐졌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삐걱삐걱 비명으로 화답해주던 마룻바닥, 육중한 대들보, 그리고 늘 기묘한 냄새를 풍기던 그곳, 식재료가 그득그득 넘치게 쌓였던 교군의 주방이 성큼 다가왔다. 지금쯤, 아름다운 계절을 맞은 교군은 먹을 것이 지천으로 넘칠 것이다. 할머니의 음식, 서태후만의 솜씨를 실컷 먹을 수 있는 곳. 교군은 음식이고 교군은 향수다. 할머니의 검은 입술과 검은 혀도 잠깐 그리웠다. 소름끼치게 무섭지만 또 그만큼 매혹적이다. 교군의 매운맛은 너무 짜릿해서 아팠다.


교군은 하나의 왕국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단출한 하숙집이었고 그다음에는 고급 요릿집이었다가 지금은 회원제 게스트하우스가 되었다. 니은자 모양의 한옥건물인 안채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반 주택처럼 거실, 안방, 조리실, 목욕탕 등의 부속 시설이 있고 객실과 주방으로 이루어진 별채는 낮은 건물 세 채가 디귿자 모양으로 바투 붙어 있다. 안채의 한옥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신관 별채도 살구색 황토벽에 검정 기와를 올렸지만 마당 너머 홀로 뚝 떨어진 별채의 객실동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이라 일본식 주택의 원형을 지니고 있다.
마당이 넓은 고택인 교군은 해방 전부터 가마꾼들이 가마를 세워놓고 밥을 먹거나 낮잠을 자던, 이를 테면 버스 종점과 같은 공간이었다. 오래전 근처에 유명한 도요지가 있어 깨지기 쉬운 그릇을 역이나 시장까지 조심조심 나르는 운반수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마부들과 인력거꾼들은 교군에서 일거리를 배당받았는데 기차역과 비교적 멀리 떨어진 이곳이 쉼터가 된 이유는 여기가 조선시대부터 가마를 제작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자랑하듯 대문 옆에 교군轎軍이라는 한자로 새긴 석축이 서 있다. 무성한 대나무가 석축을 감싸듯이 안고 있어 교군의 원래 뜻이 뭐든지 간에 그럴싸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석축을 제거할 수 없었다. 사실 나이가 지긋한 손님들이나 그 뜻을 알아챌 뿐이지 젊은 사람들은 고택을 근사하게 꾸며놓은 일식집으로 알았다.


독버섯을 두려워하지 말라. 인생이 독이다. 너도 독이다. 용량만 잘 지킨다면 이보다 더 좋은 감미료는 없다. 독버섯보다 너라는 독소를 나는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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