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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은이)
  |  
현대문학
2014-06-12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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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책 정보

· 제목 :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2757047
· 쪽수 : 256쪽

책 소개

윤대녕 산문집. 2년여에 걸쳐 「현대문학」에 절찬 연재되었던 글들 한 권에 모았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존재하게 한 고향집과 어머니에서 출발해 자신만이 겪은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묵직하게, 때론 경쾌하게 서정정인 문체와 문학적인 깊이로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목차

고향집 ― 왜 하필 ‘거기’여야만 했을까?
늙은 그녀 ― 나라는 존재가 비롯된 아득하고 영원한
휴게소, 공항, 역, 터미널 ― 우연과 필연이 마주치는 지점
누군가 술을 마시다 떠난 지하 카페 ― 은행잎이 쏟아져 내리던 날
노래방 ― 그림자처럼 머물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바다 ―영원의 순간과 마주하며
유랑의 거처 ― 글쓰기의 시간대
술집들 ― 폐허에의 환속
골목길들 ― 실루엣들이 서성대는 곳
사원들 ― 성스러운 사유의 집
역전 다방 ― 우리 모두가 남루한 행인이었을 때
경기장 ― 함성과 고독 사이에서
음악당 ― 황홀한 명상의 기쁨이 가득한
여관들 ― 별빛 속의 수많은 나그네들이 길을 가다가
부엌 ―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이 한데 지져지고 볶아지는
목욕탕 ― 벌거벗은 몸뚱이로 참회하고 또한 참구하고저
영화관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시절
자동차 ― 근대 이후의 유목민을 위하여
도서관 ― 유령들이 득실거리는 납골당
우체국 ― 제비들이 날아오고 날아가는 곳
공중전화 부스 ― 저쪽 연못에서는 붕어가 알을 까고
병원 ― 그래, 이제 좀 웬만하오?
광장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작가의 말

저자소개

윤대녕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은어낚시통신』 『남쪽 계단을 보라』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누가 걸어간다』 『제비를 기르다』 『대설주의보』 『도자기 박물관』,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추억의 아주 먼 곳』 『달의 지평선』 『미란』 『눈의 여행자』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피에로들의 집』,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칼과 입술』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1994), 이상문학상(1996), 현대문학상(1998), 이효석문학상(2003), 김유정문학상(2007), 김준성문학상(2012)을 수상했다. 2019년 현재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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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가끔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비롯된 곳이 왜 하필이면 그곳이었을까? 내게 선택이 주어진 것은 아닐지라도 마당 곳곳에 채송화와 달리아와 백일홍 들이 피어 있는 밝고 화사한 공간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의 운명은 어쩐지 태어날 때부터 그 집에서 이미 결정지어져 세상으로 내보내졌다는 쓸쓸한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뭔가 참을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곤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집이 그런 의미는 아니겠지만, 내게는 어쩔 수 없이 그렇다.
-17쪽, 「고향집-왜 하필 ‘거기’여야만 했을까?」


이윽고 그녀가 완전히 어둠에 묻혀버리면 나는 머뭇거리며 그 골목 안으로 걸어가보곤 했다. 그리고 대개 이러한 풍경들을 목도하곤 했다. 전봇대 옆에 등을 돌리고 서 있는 젊은 남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자,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중년의 남자, 공중전화에 매달려 있는 울고 있는 어떤 여자, 혹은 대문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초조하게 서성이며 남편을 기다리는 여염집 여자, 그리고 저쪽에서는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이를테면 그녀는 내가 목격하고 있는 풍경들 속을 지나 집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그러니까 막상 필요한 지대에서 나는 그녀 옆에 존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내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 그 경계를 끝내 허물지 못했던 탓일까? 봄에 만났으되 여름이 가기도 전에 그녀와 나는 헤어지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바래다주던 밤, 나는 어느 집 대문 옆에 버려져 있는 화분에서 봉숭아가 피어 있는 것을 보고 그만 울컥, 하는 심정이 되고 말았다. 첫눈이 내릴 때까지는 만날 줄 알았던 것이다.
-105쪽, 「골목길들-실루엣들이 서성대는 곳」


내 기억은 다시 유년 시절로 돌아간다. 이제 와 깨달았으되, 그때의 부엌은 부재했던 내 어머니의 자궁을 대신한 공간이었다. 나는 그 어둑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고요히 불을 지켜보면서 꿈을 꾸고 먹이를 받아먹으며 몸을 불려가던 커다란 태아였다. 이후 그 아이는 아홉 살로 다시 태어나 제 어미의 부엌에서 어미의 슬픔을 먹고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50을 넘긴 지금에도 여태 부엌을 떠나지 못하고 늙은 어미가 그립거나 삶에 지쳐갈 때면 슬그머니 칼을 집어 들고 무언가를 썰거나, 끓이거나 지지고 볶으며 여전히 삶에 대한 낯선 희망과 덧없는 기대를 품곤 한다. 이렇듯 사는 일과 밥을 짓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서로 완전히 일치한다. 실제로 나는 비좁은 주방 옆에 놓인 식탁에서 글을 쓸 때가 가장 마음이 평온하고 어쩐지 행복해지기도 한다. 대장장이에게는 아무래도 대장간이 마음 편한 공간이듯이 말이다.
-167쪽, 「부엌-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이 한데 지져지고 볶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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