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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3081677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비밀의 집-김원호 시선>을 펴내며
시간의 바다
시간(時間)의 바다
여자와 인형
햇빛이 타는 강
꽃노래
오베르뉴 고원(高原)의 까마귀
위험(危險)한 아이는
동굴(洞窟), 퍼덕이는 박쥐여
이 거룩한 밤에
SUMMER TIME
성(聖) 프란체스코 승원(僧院)
해협(海峽)
전쟁과 비둘기
순수(純粹)
전쟁이 끝나면
불면(不眠)의 밤에
아저씨
애니 로오리
유월에
아내학교
영원한 여자
눈이 고운 여자
조카딸에게
로라 스케이트장(場)에서
금요일 밤
우수(雨水)날
삼월(三月) 소묘(素描
비바리
과수원
자작나무
불의 이야기
숲
별
공기(空氣
불의 이야기
결심(決心
장미(薔薇)의 온도(溫度)
우울증(憂鬱症
여행(旅行
그림 그리기
시간(時間)을 죽이다
새의 흉내
표적(標的)을 가진 사람
이상(李箱), 떠나지 말아야 했어
자전거를 타고
다시 빛나는 금잔화(金盞花
손
늘 보는 꿈
하얀집
겨울의 길목에서
별리(別離)
피아노의 음향은
독심술(讀心術)
장군(將軍)의 집
행복한 잠
자화상(自畵像)
형제(兄弟)
외갓집
종이학
달밤
밤마다 내 영혼은
혜원(蕙園)의 여자를 찾아
행복한 잠
오입(誤入) 1
감나무 밑에서
노화리(蘆花里)에 가서
만남 1
백항아리
세월(歲月)
인시(寅時)
백중날에
죽을 자리
죽음 2
돌담을 쌓으며
바다 사계(四季)
여자(女子)를 보는 세 가지 눈
아라베스크
삼국지(三國志)를 읽으며
윤동주(尹東柱)를 읽으며
겨울 이야기 2
광화문에 내리는 눈은
오 대니 보이
자
산
별
이무기
성(城)
국밥
권진규(權鎭圭)의 닭
한강의 돌
바람
풀씨
독수리
광화문에 내리는 눈은
두보(杜甫)를 읽으며
칼
불
빅토르 최
그 해 여름
감격시대
대마도를 바라보며
집
비밀의 집
문패
볼레로
살곶이 다리
골목길
청계천에서
화동 언덕엔 회화나무가
다시 화동 언덕에 서서
김원호의 시세계
‘과수원’의 심미의식
―김원호의 '시간의 바다'에 나타난
시스터-컴플렉스에 대하여 _김윤식)
비밀의 집에서 들려주는 불의 이야기 _이성복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
―김원호 시인의 시선집 출간에 부쳐 _최민
나의 문단 등단기
<비밀의 집-김원호 시선>을 맺으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밀의 집
언제부턴가 내 가슴속에
비밀의 집을 한 채 짓고 있었습니다
벽돌 한 장씩 쌓아 올리며
온갖 아름다운 생각을 다 떠올렸습니다
방은 하나만 만들고
창문도 하나만 만들기로 했습니다
방 안 가득히 그림과 책으로 채우고
심심할 땐 하모니카를 불기로 했습니다
그 가슴을 설레게 하던
영원히 젊은 ‘데미안’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가도 그 집은 완성되지 못하고
나는 오랜 동안 그 집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문득 생각이 떠올라 그 집을 찾아가면
거미줄이 쳐 있고 먼지만 뽀얗게 앉아
나는 그 집을 허물고 새로 짓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좀 어른 같은 생각을 가지고
멋있는 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온갖 음흉한 생각이 다 떠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태연스런 표정을 짓기가 어려웠습니다
집을 지을 생각을 지워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 후 벽돌 한 장 더 쌓은 적 없지만
낮에는 햇빛이 환히 비추고
밤에는 별빛이 내리비치는
짓다 만 비밀의 집 한 채가
아직까지 내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김원호 시인이 그 동안 발간한 시집을 훑어보니, 평생에 걸쳐 시를 써 왔던 시인이 70대 중반이 되어 자신의 시 세계를 정리하는 자세로 그 간 출간한 4권의 시집 중에서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시들을 우리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선정된 시들을 읽으면서 그가 자신의 시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가 시들을 정처(定處)시킴으로써 드러내고자 하는 시 세계가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결국에는 독자인 우리가 읽으면서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_ 최민
그의 말에 따르자면 자신의 재주 없음을 탓하며 ‘가슴을 쥐어짜’듯 시를 쓰던 그는 일요일이면 짝사랑하는 소녀를 찾아 교회 주위를 맴돈다. 그처럼 짝사랑하듯 시를 쓰던 그는 ‘마흔이 되던 날 아침’ 자신이 세상 바깥에 내던져진 ‘자라다 만 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쩌면 그 아이는 1962년 시인의 등단작 「과수원」에서 그가 되려 하는 ‘올리브숲의 도깨비’이며, 「비밀의 집」에서 그가 닮으려 하는 영원한 청춘의 주인공 ‘데미안’일 것이다.
_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