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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73379958
· 쪽수 : 624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마라, 블리문다야. 그저 너의 그 아름다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기만 하렴. 그 눈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졌단다. 그런데 이상하구나. 블리문다의 옆에 서 있는 저 키가 크고 낯선 남자는 누구일까? 저 아이도 모르는 사람 같은데……. 이런! 저 남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서 왔는지 저 아이는 전혀 모르고 있어. 왜 내 힘이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낡아빠진 옷과 피곤에 지친 표정, 한쪽 손이 없는 것으로 보건대, 저 남자는 분명히 군인이야. 잘 있거라, 블리문다. 난 두 번 다시 널 보지 못할 거다. 그때 블리문다가 바르톨로메우 로렌수 신부에게 말했다. 저기 우리 엄마가 있어요. 그리고 자기 옆에 서 있는 키 큰 남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면서 물었다. 당신의 이름은 뭔가요? 그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블리문다에게 대답했다. 발타자르 마테우스요. 혹은 세트 소이스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리고 발타자르는 이 여자야말로 그에게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85쪽 중에서
나는 지금 성스러운 어머니 교회의 가르침을 말하고 있네. 이탈리아 음악가가 말한 것을 언급하는 것이 아닐세. 예, 그렇군요. 저도 삼위일체를 믿습니다. 그렇다면 자네에게 있어 하느님은 인격적으로 세 분이로군. 그런데 이제 내가 자네에게 하느님은 오직 한 분뿐이시며 세상과 인류를 창조하셨을 때 혼자였다고 말한다면, 자네는 내 말을 믿나? 신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는 당신 말을 믿습니다. 나는 지금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자네더러 믿으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세. 그러니 어느 누구에게도 내 말을 옮기지 말도록 하게나. 발타자르,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나는 이 기계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 이런 일들에 대해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지냈었네. 어쩌면 하느님은 하나일 수도 있고 셋일 수도 있고 심지어 넷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인간은 그 차이를 알지 못하지. 또 어쩌면 하느님은 수십만 명의 병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한 명의 병사일 수도 있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한 분인 동시에, 병사이자 장교이고 장군이며 외팔이인 것이지. ― 300~301쪽 중에서
만약 바르톨로메우 로렌수 신부가 파사롤라를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마프라에 수도원을 세우는 계획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도록 받쳐 주는 것은 바로 블리문다가 금속 구체 속에 모아 놓은 의지들이었다. 저 밑에서는 또 다른 의지들이 중력의 법칙과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서 지구에 달라붙은 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수레들을 가까이서부터 저 멀리까지 셀 수 있다면, 2,500대까지 셀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레들은 좀처럼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다. 수레에 실린 짐마저도 별것 아니게 보였다. 그러나 인부들의 모습을 보려면 훨씬 더 가까이 내려가야만 한다. ― 41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