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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73819645
· 쪽수 : 344쪽
책 소개
책속에서
열세 살, 정확하게 말하면 4900일이 되는 날, 카미유는 처음으로 황당무계한 일을 경험했다. 무협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신통력이라도 생긴 걸까……!
나이를 날짜로 계산하는 데 정신이 팔려 무심코 횡단보도에 들어섰다가 찻길 한복판에서 대형 덤프트럭과 맞닥뜨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카미유는 빵빵거리는 클랙슨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돌진해오던 덤프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익!!! 귀청을 찢을 듯한 소리……. 무게가 무려 30톤에 이르는 쇳덩어리를 멈추려고 기를 쓰는 타이어에서 연기가 풀풀 났다.
몸은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 못하는데 카미유의 머리는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데 괴물 같은 트럭을 쳐다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심장이 쿵쾅쿵쾅 뛰지만 호기심 때문에 눈을 감을 수도, 그렇다고 비명을 지를 겨를도 없었다.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니, 소리를 지르기는커녕 카미유는 나무뿌리 같은 것에 발이 걸려서 풀밭에 대자로 엎어졌다. 그런데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은 멋진 그물버섯?
“볼레투스 에둘리스!” 버섯을 알아본 카미유가 큰 소리로 말했다. 사실 카미유는 버섯 요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기 때문에 그물버섯의 라틴어 학명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청록빛 풍뎅이 한 마리가 얼굴 옆을 지나갔다. 카미유는 아름드리 소나무 밑동의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풍뎅이를 눈으로 좇았다. 분명히 찻길에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거목들이 울창한 숲 속에 와 있는 거지?
그때였다. 멋지게 활공하던 갑옷 차림의 기사가 갑자기 카미유 바로 옆에 코방아를 찧을 듯 납작 엎어졌는데 냄비 찌그러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카미유는 그제야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1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