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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30922
· 쪽수 : 472쪽
책 소개
목차
01 Cleansing·Blind Test
02 Beyond Control·데이트
03 여름·여름밤
04 Before Sunrise·Gift
05 소나기·Rainy Season
06 섬·Shall We Dance
07 입추(立秋)·Safe Distance
08 일상으로의 초대·봄날
09 Campus Romance·시네마 천국
10 Tragedy·Signal
[2부. 서울, 여름]
11 기차 여행·Fireworks
12 꿈에 : In my Dream·Urban Life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만 집에 가는 게 좋겠어요. 이 이야긴 다음에요. 오늘 즐거웠어요. 먼저 들어갈게요.”
한 톤 낮춘 단정한 목소리로 이 상황을 수습도 했다. 심지어 살며시 미소까지 지어 보였으니, 사회생활 거저 한 건 아닌가 보다. 한국에 있을 때의 차은우는 어떠한 순간에도 쉽사리 이성을 잃지 않…….
“혹시 지금 창피해?”
세상에.
“나를 남자로 느낀 것 자체가 창피한 거야, 아님 그걸 나한테 들킨 게 창피한 거야.”
툭. 가느다랗게 늘어져 있던 인내심이 끊어졌다.
“뭐?”
“그렇잖아, 차은우. 나이 차이가 얼만데. 눈앞의 남자는 한참 어리고 고작 춤추는 거에 환장하는 어린애일 뿐인데. 그래서 만나니 마니 연애 자체가 말 안 되는 일인데도, 그런데도 끌리잖아. 끌리는 거잖아, 지금. 그러니까 이렇게 어이없는 순간에도 나를 쌩 까면 될 것을, 굳이 내 손에 붙잡혀 준 거면서.”
적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적당한 횟수의 연애를 했다. 솔직히 나름 나쁘지 않은 조건에 속했던 나한테, 남자를 만나고 연애를 하는 게 뭐 그리 대수였을까. 모든 만남은 예정된 수순을 밟듯 정규 코스 내에서 이루어졌다. 비슷한 학벌과 나이, 집안 등의 카테고리를 비교해 가장 가운데의 교차 지점,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 왔다. 속물 같다 해도 그게 뭐 어때서. 그렇게 몇 개의 조건을 더하고 뺀다 해도, 적당한 연애까지 가기엔 충분했고, 이별에 있어서도 딱히 아쉬울 건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제 막 자정이 지나가는 맨해튼 72번가의 횡단보도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계산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계산을 하긴 해야 하는 건가?
“또또! 그만 생각하라니까. 차은우, 그냥 예스라고 대답해. 그럼 내가 지금보다 오조 오억 배는 더 즐겁게 해 줄게.”
아까는 세상 시크한 표정이더니, 얼굴 한가득 말랑한 웃음을 장착했다. 웃음 띤 그의 얼굴에 이상함을 느낄 새도 없이 그가 크게 한 걸음, 순식간에 바로 코앞까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