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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1010350
· 쪽수 : 704쪽
목차
밤베르크의 늑대인간
발문
리뷰
책속에서
막달레나는 도시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코를 위로 치켜들었다. 냄새가 지독해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거리 오른편에 있는 널찍한 도랑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늪처럼 변했고, 주위의 웅덩이들에는 썩은 과일과 작은 동물들의 시체가 둥둥 떠 있었다. 썩은내를 풍기는 널찍한 보도가 이 늪지를 가로질러 성벽까지 이어졌다. 성벽 앞에 짐마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지만, 곧 성문을 닫을 시각이라 많은 사람들이 성벽 바깥의 놀고 있는 농지에서 밤을 보내야 할 판이었다. 막달레나는 아까 짐마차꾼들이 강가에서 팔을 앞에 두고 했던 무서운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노숙할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밤베르크 주위의 숲 속에 도대체 무엇이 숨어 있는 걸까?
야콥 퀴슬은 허리를 숙여 목의 베인 상처를 살펴보았다. 상처가 매끈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것을 보니, 무거운 도구나 발톱이 사용된 것 같았다. 상처에서 피가 계속 배어 나왔다. 거의 알아보기 힘들 만큼 희미한 냄새가 났다. 육식동물의 오줌과 젖은 개를 연상시키는 기묘한 냄새였다.
“이상하군.” 그가 중얼거렸다. “칼로 그었다고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커. 마치 짐승이…….”
그곳은 고문실이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 직후, 사형집행인의 두건을 쓴 남자가 사슬로 묶인 그녀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거기서 본 기묘한 도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부르르 떨렸다.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도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모두 같은 목적, 즉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고통을 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 방에 누군가가 급히 휘갈긴 그림이 그녀의 짐작을 확인해주었다. 천장에서 사악한 왕국의 깃발처럼 드리워진 여러 장의 천에 그려진 그 그림들이 너무 무서워서 그녀는 몇 시간이 지난 뒤에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