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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1010602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내가 사랑하는 소음, 음향, 음성 들
・ 프랑켄에서 성장하다
・ 불붙은 남자들
・ 성 니콜라우스의 축일
・ 마인 강의 예인선
・ 프랑켄의 꽃동산
・ 실종된 아저씨
・ 아버지와의 대화
・ 불세례
・ 허풍선이
・ 학창 시절의 친구들
・ 음악 시간
・ 건초 예찬
・ 첫 키스
・ 프랑켄의 처녀들
제2부
・ 1912년 김나지움 학생들
・ 사랑의 아득함
・ 라일락 숲에서의 입맞춤
・ 밤의 해후
・ 몽블랑 봉 위의 로켓
・ 간디, 향연에서 일어서다
・ 우트레히트의 거미
・ 염소의 나폴레옹
・ 마인 강의 목재 화물선
・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초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 한 모퉁이에서 오색영롱한 깃털의 작은 새의 시체가 눈에 띄었을 때.
대체로 가을철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를테면 비 내리는 잿빛 밤, 소중한 사랑하는 이의 발자국 소리가 사라져갈 때. 그러고 나면 몇 주일이고 당신은 다시 홀로 있게 되리라.
거울처럼 잔잔하게 잠든 호면湖面에서 보트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보라. 끌어올린 노에서는 이따금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구원의 물방울. 알아보기도 힘든 자디잔 물체와 들릴 듯 말 듯한 소음. 그것은 은빛으로 반짝이며 스러져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삭처럼 원통형의 꽃차례를 가진, 더부룩하니 솜털이 나 있는 가냘픈 줄맨드라미, 어린 고사리손은 이 꽃이 만발할 때면 위에서 아래로 꽃차례를 따라 더듬어보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었다. 만개했을 때 그 꽃은 흡사 빨간 여우 꼬리처럼 보였고, 초록빛 솜털 외투를 입고 딱딱해져 있는 조그마한 꽃의 표면은 어린이의 손가락에 구릿빛 꽃가루를 묻혀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