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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2022949
· 쪽수 : 226쪽
책 소개
목차
가출 그리고 자취
무엇보다 의리
사랑이 필요한 계절
기나긴 겨울밤
아직 자취는 끝나지 않았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미팅이 이런 건 줄 알았으면 안 나왔을 거야.”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명진이 말했다. 명진은 버스 창에다 머리를 콩콩 찧었다.
“열쇠고리는 꺼내보지도 못했어.”
내가 말했다. 전날 밤 주애는 커플을 정해야 하니까 각자 물건 하나씩을 준비하라고 했었다.
“아, 배부르다. 그래도 빵은 양껏 먹었네.”
정혜가 중얼거렸다. 정혜는 버스 창에 머리를 기댄 채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이, 난 몰라. 꾀죄죄하다고 이제 소문 다 날거야.”
주애는 울상을 지었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더운물을 독식한 수도꼭지를 원망했다. 평소 모습대로만 나갔어도 이런 대접은 받지 않았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였다. 조용히 듣고 있던 영주가 툭 내뱉었다.
“다들 왜 그래? 우리가 찬 거 아니었어? 괜찮은 놈 하나도 없던데, 뭘.”
우리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영주를 돌아보았다. 영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수학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맞아, 맞아. 우리는 얼른 맞장구쳤다.
“또 만나자고 했어도 우리가 거절했을 거야. 거절당할까 봐 아예 말도 못 꺼낸 거지. 우리가 좀 차갑게 굴었냐고. 영주 얼굴 좀 봐. 꼭 수학 선생님 같잖아.”
주애가 말했다. 영주가 고개를 들더니 주애를 째려보았다. 그러자 정말 영주네 담임인 수학 선생님과 닮아 보였다. 무섭고 고지식하지만 편애도 없는 수학 선생님. 주애가 두 손을 맞대더니 비는 시늉을 했다. 우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 우울도 함께 담아 날려 보냈다.
―「사랑이 필요한 계절」 part. 4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