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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 북한학 일반
· ISBN : 9788946042056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일상생활연구의 이론과 실제: 독재와 파시즘, 그리고사회주의체제
제1장 스탈린 체제 일상사연구의 현황과 쟁점 _박원용
제2장 중국 기층사회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과 인민의 일상 _장윤미
제3장 일상사연구와 파시즘: ‘사소한 것’을 특별하고 진지하게 다루기! _김보현
제4장 북한에 대한 일상사연구의 가능성과 의미 _김기봉
제5장 일상에서 보물찾기: 일상생활의 사회학 _정영철
제2부 북한 일상생활연구의 접근방법 모색
제6장 북한 일상생활연구의 방법론적 모색 _박순성·고유환·홍민
제7장 북한 일상생활 연구자료의 생성과 해석: 구술자료 연구방법론을 중심으로 _이희영 제8장 북한 관료들의 일상생활세계: 회색의 아우라 _김종욱
제9장 북한 시장일상생활연구: 그로테스크와 부조리극 ‘사이’에서 _홍민
제10장 북한의 붉은 공장과 노동일상세계: ‘아우라’ 없는 노동일상에 관한 접근 _차문석
제11장 북한 교육일상연구: 과제와 접근방법 _조정아
좌담_일상생활연구의 가능성과 북한 이해
그림 및 원고 출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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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북한 연구자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자료를 구하는 일이다. 북한과 바깥세상을 가로막는 장막, 당-국가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권력과 이념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자료는 대부분 당-국가체제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생산물이다. 이런 자료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체제가 만든 자료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현실을 감추는 것이 되고 만다.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실태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당-국가체제의 의도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제가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던,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것에 접근해야 한다.
만들어진 북한의 실상을 해체하고 숨겨진 북한 일상 주민의 세계를 보기 위한 작업으로 기획된 이 책은 제1부에서 일상사연구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저자들의 글을 실었다. 독재체제와 파시즘, 사회주의체제 아래 일상사연구의 쟁점과 의미를 짚고 제2부에서는 북한의 일상생활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방법론 차원의 접근을 시도, 탈북자 면접, 북한 관료세계, 북한 시장, 북한의 공장과 노동자, 북한의 교육 등 주제별로 접근한다. 마지막의 좌담은 일상사 연구자들의 지적 고민과 북한 일상생활연구에 주어진 과제를 점검한다.
역사연구의 새로운 경향으로서 일상사의 등장은 198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기존의 사회사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관련이 깊다. 역사의 과학화를 표방했던 사회사는 구체적인 인물의 행위보다는 그들이 속해 있던 구조와 과정을 중시하는 연구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회사는 근대화·산업화 등으로 표현되는 역사의 진행과정을 궁극적으로 인간의 사회적 해방과 계몽의 목표가 실현되어온 과정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적 측면, 이를테면 인간 개개인의 소외현상이라든가 삶의 양식이 더욱 규제되어가는 양상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이와 달리 일상사는 근대화 등의 현상을 일면적이고 단순한 것으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었던 개개인들의 저항의 모습, 또는 그러한 현상에 대한 암묵적 수용 등의 다양한 삶의 층위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역사 속의 개개인은 거역하기 어려운 흐름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삶의 주체로서 스스로를 확립하기 위해 적극적 저항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소극적인 저항의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일상은 사실 시시한, 별 볼일 없는 삶의 일부가 아니다. 구조주의자들의 언어를 빌어서 쓰자면 일상은 바로 삶의 ‘재생산’이며, 따라서 삶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의식주’를 생각해보라. 이른바 ‘구조의 효과들’도 특별난 어디 먼 곳에 있지 않다. 정녕 자본과 국가의 강력함을 절감하려거든 때때로 지루하기 짝이 없고 지리멸렬하기조차 한 일상을 들여다보고 되돌아볼 일이다. 권력자들은 일상의 여기저기에서, 즉 도시에서, 쇼핑몰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지배의 장소들(places)을 구축한다. 그들은 일상을 구성하는 장소와 상품들을 통제하려 애쓴다.
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정권을 전복시키는 법’이란 제목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내는 공개 비망록을 2007년 2월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기고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 공산정권을 종식시키려면 군사적 대결보다는 대북 단파 방송 지원, 탈북자 지원, 북한과의 교류 증진 등과 같이 “시간이 걸리고 섹시하지도 않지만 북한의 변화를 촉발할 일련의 미묘한 조치들을 당장 취해야 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