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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46416765
· 쪽수 : 56쪽
책 소개
목차
지구가 기억을 잃어버렸어요 / 덩굴장미 때문에 밖을 나갈 수 없어요
커다란 슈퍼 벼룩처럼 뛰어올라요 / 까만 거인과 하얀 난쟁이
웩! 여기 개똥이 있어요 / 잠든 지구를 깨워야만 해요
난쟁이 요정과 요술램프 속의 거인 / 글쓴이의 말 / 글쓴이.그린이.옮긴이 소개
책속에서
밤이 계속되는 지구의 반쪽은 너무 추워서 꽁꽁 얼어 버렸습니다. 강물은 더 이상 돌과 인사를 나누며 노래하는 것처럼 흐르지 않았습니다. 주변 경치는 슬프게 변했지요. 부드럽게 불던 바람은 짐을 싸서 떠나 버렸습니다. 팔랑대는 나뭇잎도 없는 벌거숭이 나무를 간지럼 태울 기분이 도저히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사람들의 웃음도 사라졌습니다. 헐벗은 나무들은 창피하기도 하고 또 너무 배가 고파서 움츠러들다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떤 씨앗들은 땅 위로 코를 살짝 내밀었다가 살을 에는 추위에 놀라 얼른 흙 이불 속으로 다시 숨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밤에 잠을 자는 것도 지겨워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덜덜 떨며, 커다란 슈퍼 벼룩처럼 제자리 뜀을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지구가 잠들었으니 우리가 깨워야만 해요.”
“왜 그런 일이 벌어졌지요?”
참을성이 없는 어느 현자가 루세로의 말을 끊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루세로는 멈추지 않은 채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습니다.
“어쩌면 이쪽의 마을들과 저쪽 마을들 사이의 서로 다른 무게 때문일지도 몰라요.”
“무게라고요?”
루세로는 말을 이었습니다.
“돈이 많으면 무척 무겁잖아요. 지구가 도는 걸 멈췄을 때 한쪽 마을 사람들은 주머니에 돈이 잔뜩 들어 있었는가 하면 다른 쪽 사람들은 깃털처럼 바람에 날릴 지경이었거든요. 주머니는 항상 비어 있고 늘 굶주려서 바싹 말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