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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46418615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등장인물 소개 6
프롤로그 어떤 하루 9
제1장 19 발가락 없는 아이 / 도쿄의 피에로 / 송별회 / 우연 / 달리는 느림보 / 같은 하늘 아래 /
벚나무 아래서 / 불운 / 피에로의 사연 / 용기 / 재회
제2장 119 도쿄에 부는 바람 / 갈라지는 마음 / 천직 / 봄날의 천둥 / 질투 / 이상한 싸움
제3장 175 귀향 / 오해 1 / 오해 2 / 오해 3 / 해후
제4장 261 아버지 / 각자의 사정 / 약속
제5장 305 영원한 선물
에필로그 어떤 하루 317
저자 후기 325
역자 후기 327
리뷰
책속에서
그런 아버지라도 단 한 가지 존경스러운 면이 있었다. 매일 아침 어머니가 끓인 국물을 눈을 감고 맛볼 때. 아버지는 그 순간만큼은 의젓하고 늠름한 옆얼굴을 보여주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맛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
그 모습이 어린 마음에도 멋져 보였기에, 가게를 이어받은 지금 데쓰오도 맛을 볼 때만큼은 하루하루가 진검 승부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14p, ‘어떤 하루’)
“이 녀석. 남자가 울면 못써. 발가락쯤 없는 거, 그게 뭐 어때서 그래? 오히려 발가락 외엔 다 가졌으니 넌 행복한 아이란다. 한번 생각해볼까? 발가락이 없는 만큼 넌 천천히, 천천히 걷잖아. 천천히 걸으니 다른 사람이 못 보고 지나치는 걸 발견할 수 있어. 그렇지? 음, 우리 겐지, 오늘은 뭘 가져왔을까?”
어머니가 그렇게 물으면 어린 겐지는 울면서 길가에 핀 꽃 이름을 말하기도 하고, 진기한 벌레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 논두렁 길에서 캔 미나리랑 뱀밥을 어머니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반들반들 빛나는 돌멩이를 내밀기도 했다.
“어머나, 정말 멋진 걸 발견했네. 겐지는 예전부터 행운이 따르는 아이였어.” (22p~23p, ‘발가락 없는 아이’)
도쿄에서 상처 입고 도쿄 험담을 하면서도 우리는 줄곧 ‘도쿄 말’을 쓰고 있었다. 열여덟 살에 상경한 후 필사적으로 익히고 습득한, 이 억양 없는 도쿄 말을. 대화 상대가 같은 고향 사람인데도 주위의 시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모순이라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조금 싫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상처 입힌다. (71p, ‘같은 하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