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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54605038
· 쪽수 : 404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친애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서(序)
제1부 위미
제2부 위슈
제3부 위양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70년대라는 어둡고 긴 터널
리뷰
책속에서
천리 밖에 있던 펑궈량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죄다 알고 있었다. 펑궈량에게서 편지가 왔다. 편지에는 이렇게 단 한 줄만이 쓰여 있었다.
'말해줘. 당신도 당한 거요?'
천 리나 떨어져 있었지만 위미는 공기 속에서 세차게 흔들리는 그의 떨리는 음성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 한마디 말이 위미를 세게 후려쳤다. 온몸에 한기가 들고 힘이 쭉 빠졌다. 위미는 끝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눈앞에 손이 보였다. 그 손이 위슈와 위예를 만진 후 서서히 위미를 향해 뻗어왔다. 햇빛이 밝게 비췄지만 활짝 편 그 손에 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위미는 깨달았다. 마을 사람들은 위미에게 온 펑궈량의 편지를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녀 대신 펑궈량에게 편지도 썼던 것이다. - '위미' 중에서
"시 좋아해?"
위양은 추톈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위양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자 추톈이 또 웃었다. 그의 누렇고 삐뚤삐둘한 이가 그 순간만큼은 환한 빛을 내뿜었다. 위양은 머리를 매만지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추톈이 표연히 떠나간 것이다. 그의 뒷모습이 정문 바깥으로 완전히 사라졌을 때, 위양은 비로소 자신의 얼굴이 벌겋게 익어있음을 깨달았다. 심장이 정신없이 콩닥거렸다. 무슨 상관이야! 위양은 그 자리에 서서 아까 읽던 시구절을 다시 음미했다. '시 좋아해?' 한 편, 다시 또 한 편. 자리에 돌아온 뒤에도 위양의 정신은 허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볼펜을 들고 노트에 무언가를 신들린 듯 써내려갔다. -'위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