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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05182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自序
겨울, 박물관
이끼박물관
모국어가 부장품으로 묻힌 사람의 박물관
가족박물관
박물관에서2―블라디보스토크
그 날, 박물관에서
사육장
모래성―오래된 미래1
동굴―오래된 미래2
봄꽃―오래된 미래3
박물관, 그늘―오래된 미래4
두 개의 구멍―오래된 미래5
지워지는 책―오래된 미래6
또 가을―오래된 미래7
지도(地圖)―오래된 미래8
열정―오래된 미래9
층계―오래된 미래10
트레킹
가볍게 가볍게
미로에서
활자(活字)이고 싶은 자들
가을이 깊어지면 당신
함승현 옷수선집
숟가락여인
퀵맨
독보(獨步)
그림자 아이들
불혹(不惑)
이별
뜨거운 인생
생각
동행
지음(知音)
뼈
사랑하는 가족은
집
가죽가족
밤의 운동장에서
낡은 가방의 존재론
이몽(異夢)
자연학습장
들꽃
장항선 무궁화
헛새들
꽃잎 무늬
소
비 오는 날 부활하다
책 속에서 만난 봄날
물거품
유적(遺跡)
밤의 편의점
한강
게르
지금 여기
퀼트 여인
동물원이 있는 고궁
앙코르와트에서의 한낮
당신 없이도
북촌(北村)을 지날 때
첫 은유
저자소개
책속에서
함승현 옷수선집
동네에는 항상 뒷길이 있다
뒷길에는 햇빛도 비스듬히 내려와 앉는다
낡아서 보풀이 일어나는 옷처럼
흑백의 그림자로 앉아 있는 사람
바다에 뒤엉켜 무늬가 된 실밥들이 그 사람의 생이다
달콤한 것들은 늘 배경으로 물러서 있고
뽀얀 국물 한 그릇이 눈물보다 진한
그곳을
사람의 냄새로 당신이 다가간다면
자기 이름을 건 옷 고치는 집
함승현 옷수선집의
무수한 실밥들이
이팝나무에서 떨어지는 꽃뭉치처럼
한바탕 골목을 뒤흔드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오래 쓴 도시락이 창가에서 졸고
외짝 문 앞에서 흠뻑 물 먹어 탐스러운
작은 화분 몇 개가 나른하고
가끔씩 그 사람마저 조는 오후라 해도
사람 마음마저 수선하면서
이제는 버릴 것들 과감히 버리라는 조용한 충고도 듣게 될 것이다
한 평 반의 실낙원에서
혼자 된 몸으로 오랫동안 효녀였던
돋보기 쓴 사람 하나가
신의 이름을 빌려
시간을 늘리고 줄이고 꿰매고 있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평소에는 침묵에 익숙한
그 사람이
동네 뒷길에서는 오래된 뒷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