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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은이), 이병애 (옮긴이)
  |  
문학동네
2009-12-15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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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여자

책 정보

· 제목 : 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54609159
· 쪽수 : 400쪽

책 소개

천재성과 작가적 실험정신으로 격찬을 받는 동시에 도전적 문제제기와 노골적 성애 묘사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작가,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대표작으로, 자전적 성격이 짙은 소설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종속적이고 비정상적인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목차

피아노 치는 여자

해설- 기존 신화를 파괴하는 언어적 실험과 시대적 비판 정신
엘프리데 옐리네크 연보

저자소개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6년 10월 20일 독일 슈타이어마르크 주 뮈츠르추슐락에서 출생하여 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연극학, 미술사, 음악을 공부하면서 발표한 작품들로 일찍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빈, 뮌헨, 파리 등지에서 자유문필가로 활동해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내쫓긴 자들>, <미하엘>, <연인들>, <욕망> 등이 있다. 1986년 하인리히 뵐 상을, 1987년 슈타이어마르크 주 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독일문단에서 가장 많은 쟁점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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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애 (옮긴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서 문학 석사와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외대, 목원대, 배재대 등에서 강의했다. 연구 논문으로 “폴 발레리의 잠과 깨어남”, “프랑스 산문시의 한 행로-베르트랑, 보들레르, 자콥의 산문시를 중심으로”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피아제의 “교육론”, 볼테르는 “미크로메가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와 “철학편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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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녀는 아직 어머니가 있으니 남자와 결혼할 필요가 없다. 두 사람에게 새로운 가족이 하나 생기면 그는 당장 내쳐지고 소외당할 것이다. 그 인물이 예상대로 쓸모없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판명되는 날이면 즉시 그와의 관계는 끝이 난다. 어머니는 가족 구성원이 되려는 사람들을 망치로 두드려보고 하나씩 하나씩 추려낸다. 솎아내고 거절하고 시험해보고 버린다. 이런 방법을 쓰면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기생족들은 생길 수가 없게 된다. “우리끼리만 사는 거야, 에리카야. 우리는 그 누구도 필요 없지 않니?”


아무도 집에 없을 때 에리카는 일부러 자신의 몸을 벤다. 그녀는 벌써 오래전부터 남에게 들키지 않고 몸에 칼을 댈 수 있는 순간을 항상 엿보고 있다. 문이 찰칵 소리를 내자마자 아버지가 쓰던 그녀의 부적, 즉 다목적 면도칼을 꺼내온다. 그녀는 다섯 겹으로 싼, 처녀막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비닐 주머니에서 이 면도칼을 풀어낸다. 면도칼을 다루는 솜씨에 있어서 그녀는 아주 능숙하다. 더 이상 어떤 생각으로도 흐려지지 않고 더 이상 어떤 의지로도 주름지지 않는 아버지의 텅 빈 이마 밑 부드러운 뺨을 그녀가 면도해야 했던 것이다. 그녀는 바로 이 면도날을 자신의 살에 대려 한다.


에리카는 발터 클레머가 그녀에게 고통을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클레머는 에리카에게 고통을 주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는 에리카의 뜻에 따를 수 없다고 말한다. 에리카는 그가 노끈과 밧줄들을 튼튼히 얽어매서, 그 자신도 매듭을 풀 수 없게 만들라고 부탁한다. “나를 가차없이 다뤄. 있는 힘을 다해서 묶어줘! 그리고 몸 어디든지 다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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