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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58289784
· 쪽수 : 184쪽
책 소개
목차
인사말 초월과 자유를 만나는 옛길 예술여행
감사의 말
서문 새길은 옛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승우
이청준 이청준의 문학관 이청준의 소설길은 흰색이다 이대흠
이청준 작품 속 옛길을 찾아서 이청준
김선두 작가노트 유천재 가는 길
정정엽 작가노트 쓸쓸하지 않은 풍경은 모두 가짜다
안정주 작가노트 조율
한승원 한승원의 문학관 한승원의 소설길은 붉은색이다 이대흠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 이야기 한승원
이인 작가노트 장흥行
김지원 작가노트 수채화로 그린 글
황재형 작가노트 당신의 세숫물은 장흥 갯물이었습니다
홍이현숙 작가노트 아내에게 들켰다
송기숙 송기숙의 문학관 송기숙의 소설길은 검은색이다 이대흠
민초들의 삶의 현장에서 송기숙
박문종 작가노트_선술집 기행 1 장흥 홍탁 주회도
작가노트_선술집 기행 2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안정주 작가노트_랩 삶과 예술을 하나로
이승우 이승우의 문학관 이승우의 소설길은 초록색이다 이대흠
고향, 문학적 유전자의 원천 이승우
방정아 작가노트 가슴앓이 데칼코마니
윤광준 작가노트 장흥이 말해준 것들
위선환 위선환의 문학관 위선환의 시의 길은 직선이다 이대흠
걸음을 멈추고 걸어온 길을 돌아다보다 위선환
김범석 작가노트 장흥, 빛과 소금과 같은 장소
서용 작가노트 장흥은 나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주호석 작가노트 자연에 대한 이해
김영남 김영남의 문학관 김영남의 시의 길은 곡선이다 이대흠
내 詩의 원천 또는 창작의 길에서 김영남
장현주 작가노트 1 분토리 옛 돌담
작가노트 2 동백
작가노트 3 푸른 밤의 여로
박수만 작가노트 시의 목소리
이대흠 이대흠의 문학관 이대흠의 시의 길은 동그라미다 이대흠
이대흠의 옛글과 새글 이대흠
안국주 작가노트 온통 붉은 푸른 길
유영호 작가노트 1 장흥 천관산 글무덤
안정주 작가노트 2 멜랑콜리
후기 장흥 문학길은 축제다
참여작가 약력
작품출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길은 옛길 위에 놓였다. 옛길을 덮고 가리고 대신하기 위해 새로 닦인 길은 그러나 옛길을 지우지 못한다. 나는 옛길 위에 놓인 새길 위에 서서 지워지지 않은 옛길을 본다. 새길은 옛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마땅하다. 기억이야말로 자기동일성의, 아마 유일한 근거다. 기억(만)이 존재의 동일성을 담보한다. 기억은 흩어진 시간을 이어 내가 나인 것을 증거하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불러 그대가 그대인 것을 선언한다. 기억은 과거에 일어난 에피소드들의 모음이 아니라 개별 존재들의 DNA다. 그러니까 새길이 옛길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
길들 위에 찍힌 발자국들이 길이다. 발자국들이 모여 된 것이 길이다. 발자국의 주인들이 달리고 사랑하고 싸우고 울부짖고 환호하며 만든 것이 길이다. 저 길들이 간직하고 있는 것은, 그러니까 사랑하고 싸우고 울부짖고 환호하는 사람들이다.
_<새길은 옛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서문) 중에서
글과 시 속에 끼어 있는 과거의 시간은 그대로 켜켜이 소설가와 시인의 드로잉이 되었다. 소설가의 ‘색 글’은 글로 수채화를 빠르게 그린 듯하다. 소설도 시도 산문도 결국은 자신의 흉터나 상처를 드러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 시와 소설이 되어달라고 요구하고 욕망한다. 그 이야기 속에는 사랑도 어머니도 주변 인물도 풍경도 바람도 길도 보인다. 하여 ‘장흥 땅’의 아직 없어지지 않은 산의 모퉁이나 가슴앓이섬, 산등성이 돌아가는 풍경 속 옛길 형태가 남아 있는 것을 다행이라 해야 할까?
답사길에서 마주친 녹슨 철 대문과 삭은 슬레이트 지붕에서 스산한 세월을 본다. 오래된 집은 녹아내리고 나무는 더욱 거대하게 자라고 인적은 드물다. 집은 쇠락했어도 소설가의 집에서 마셔본 물은 그 집의 생명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과천 내 고향집 모습과 물맛이 어떠했는지 희미해진 기억을 더듬어본다.
_<수채화로 그린 글> 중에서
풍광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장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 때문이다. 현대문학의 걸출한 작가 셋과 한국 화단의 특별한 존재인 친구를 배출한, 인물의 산실은 과연 달랐다. 장흥이란 땅과 바다의 기억은 예술로 승화되기에 충분했다. 풍광과 인물을 동시에 머금은 고장의 풍요는 이 나라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
장흥에서 살아보지 못한 도시인은 인상밖에 말할 수 없다. 바라보았던 바다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을 펼쳐보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괜찮다. 눈앞의 풍광은 과거와 현재를 가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바다를 보기로 했다. 이전의 작가가 햇살에 반짝이는 장흥 앞바다 물비늘을 보고 느꼈을 아름다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_<장흥이 말해준 것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