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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63275116
· 쪽수 : 516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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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조너선은 눈을 깜박거리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슬쩍 돌렸다. “당신은…… 당신은 서비스를 제공하죠.”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눈을 크게 떴다. 조너선은 목을 가다듬더니 이제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아, 그러니까, 저기…….”
“한 번만 더 ‘저기’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당신한테 정말 실망할 것 같군요.”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내 몸에서 손을 떼라고 하지는 않았다.
“벗어.” 그의 외마디 말에 내 영혼은 불타올랐다.
바싹 마른 입술을 훔치며 어떻게든 숨을 쉬어 보려고 허파를 쥐어짰다.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게 내 의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거부나 이의조차 제기할 수 없었다. 사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미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내가 원하는 걸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아직 남아 있었다.
침대가 살짝 흔들렸다. 내 어깨 밑으로 흘러내린 풍성한 검은 머리카락을 그는 길고 굵은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그의 손톱은 깔끔히 손질되어 있었다. 내가 머리카락을 이렇게 늘어뜨리고 있는 경우는 오직 잠 잘 때뿐이었다. 그 외에는 시뇽 스타일로 둥글게 말아 올리거나 단정하게 땋은 다음 돌돌 말아서 핀으로 고정했다. 어깨 아래로 머리를 늘어뜨리는 경우는 절대 없었다. 여자의 목선은 적당히 노출될 때 가슴만큼이나 매혹적이고 에로틱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이런 거친 손길은 예상치 않은 일이었다. 놀라움에 숨이 거칠어졌다. 두렵지는 않았다. 두려움은 내게 가능하지 않으며, 허락되지도 않는 감정이었다. 감히 두려울 수조차 없었다. 하물며 두려움을 드러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