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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시아사 > 동아시아/극동아시아사
· ISBN : 9788964360941
· 쪽수 : 62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동아시아 기억의 장을 찾아서 | 정지영, 이타가키 류타, 이와사키 미노루
제1부 고전고대의 공간
제1장 삼한정벌 | 이성시
제2장 관우 | 김석우
제3장 공자묘 | 류미나
제2부 이야기의 역동
제4장 효녀 심청 | 정지영
제5장 삼년고개 | 미쓰이 다카시
제3부 페르소나의 분열
제6장 윤동주 | 김신정
제7장 역도산 | 이타가키 류타
제4부 중층의 풍경
제8장 지산암 | 고마고메 다케시
제9장 금강산 | 테사 모리스 스즈키
제10장 벚꽃 | 다카기 히로시
제5부 몸 떨림의 기억
제11장 빨갱이 | 이와사키 미노루
제12장 조센진 | 최진석
제6부 규율의 반전
제13장 운동회 | 오성철
제14장 지문 | 이타가키 류타
초출 정보
집필자 / 번역자 약력
책속에서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기억론적 전회 이전에는 바다의 수면 위에 떠 있는 섬만을 역사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기억이라는 망망대해의 작은 섬,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거대한 바다 전체가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역사적인 범주에 속하는 것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의 역사에서 빠진 것을 발굴해 더 많은 사실들이 역사 속에 흡수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포함하는 역사가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의 논의에서 무엇이 선택되고 무엇이 배제됐는지 비판적 재검토가 진행되는 것이야말로 기억론적 전회가 지니는 의미이다.
근대 역사학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통설, 속설, 억설, 풍설, 전승, 신화, 민화, 소문, 대중적인 역사소설 등은 이른바 ‘2차 사료’로서 비판적으로 의심해야 하는 대상이 되거나 무시해도 되는 것이 된다. 그다음 과거의 ‘1차 사료’를 비판적으로 읽고 해석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확정해가는 것이 정통 역사서술의 모습이다. 노라는 그런 역사학이 구축하는 ‘역사’와 살려진‘ 기억’들‘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기억의 장’에 착목했다. ‘1차 사료’이건 ‘2차 사료’이건, 애초부터 ‘사료’나 ‘역사서술’로 생각되지도 않았던 것이건, 공식적인 기억이건 버내큘러적인 기억(vernacular memory)이건, 과거를 상기시키는 ‘장’의 형성과 전개를 오히려 논의의 중심으로 삼았다. 즉 ‘사실이 어떠했는가’라고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인식되고 기억됐는가’를 일차적인 논의 대상으로 삼았다.
우리는 프랑스의 ‘기억의 장’이나 독일의 ‘기억의 장(Deutsche Erinnerungsorte)’이라는 표현과 직접적으로 병행되는 ‘일본의 기억의 장’이나 ‘한국의 기억의 장’, ‘중국의 기억의 장’ 등 소박한 국가 단위의 기억 논의를 진행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동아시아’의 역사적 현실은 국민사적 기억의 토폴로지를 구축하는 것을 간단히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역사는 중화 제국, 일본의 제국주의와의 전쟁, 냉전, 한국전쟁, 그러한 역사가 만들어낸 디아스포라(diaspora), 그리고 오늘날의 글로벌화 등 ‘일본’이나 ‘한국’이라는 단위를 국민사적으로 나누기에는 너무나 얽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