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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88970597140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머리 고백 _ 김봉렬
관조의 혜안으로 현현한 자연대장경 _ 승원
Ⅰ.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여는 곳
서산 개심사 말을 접고 마음을 여는 곳
하동 쌍계사 천년 인연의 수레바퀴
금강산 보덕암 백척간두에서 진리를 구하다
남해 용문사 차나 한 잔 하고 가게나
Ⅱ. 고려 사원에서 조선 절집으로
춘천 청평사 고려 정원의 숨은 그림 찾기
청양 장곡사 신라에서 조선으로 시간 여행
보은 법주사 팔상전 전쟁은 어떻게 건축을 바꾸는가
고창 선운사와 참당암 장애는 무애다
여수 흥국사 수륙고혼이여, 법왕문에서 해탈하시오
Ⅲ. 믿음으로 지은 부처의 세계
경주 탑골 부처바위 바위에 새겨진 가람의 장엄
강진 무위사 회벽에 그린 극락의 세계
영주 성혈사 나한전 창살에 새긴 소박한 연화장 세계
순천 송광사 영가각 윤회의 때를 씻는 곳
Ⅳ. 건축이 사라지면 가람이 나타난다
경주 골굴사 다시 부활하는 석굴사원의 꿈
합천 영암사지 황매산 속의 매너리즘
충주 미륵대원 폐허에서 최초의 힘을 만나다
화순 운주사 비밀은 밝혀도 비밀이다
Ⅴ. 부처는 산이요, 가람은 자연이다
문경 봉암사 자연은 최고의 설법장
만폭동의 사암들 선경 속에 별이 된 건축들
문경 사불암 부처를 보는 세 가지 시선
창녕 관룡사 바위는 극락이며 절집은 우주
해남 미황사 달마는 산이 되었고 게와 거북으로 태어났다
직관의 언어 통찰의 잠언 _ 흥선
추천의 글 _ 유홍준
리뷰
책속에서
선가의 건축 역시 없음 또는 비움과 관계가 깊다. 모든 상념과 욕망을 끊어 버리는 곳에 선(禪)이 있다고 했으니, 표현적 욕망으로 가득한 장식과 기교를 버린 건축이 선의 건축과 통하리라. 선가의 관점에서 보면 건축이란 세우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고 버리는 것이다.
개심사 대웅전의 마당이 바로 그렇다. 개심사의 마당은 바라볼 수는 있지만 들어가기는 어렵다. 마치 마음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을 열기는 무척 어려운 것과 같이.
-서산 개심사 “말을 접고 마음을 여는 곳” 중에서
건축에서 내려놓아야 할 최후의 것은 무엇일까? 바로 중력이다. 건축 발전의 역사는 중력을 거슬러 더 넓고, 더 높은 건물을 구축하려는 역사였다. 구도의 건축은 중력을 내려놓고, 허공에 건물을 매달고, 대지를 박차고 날아가야만 오를 수 있는 수직 절벽 위에 건물을 앉힌다.
건축에는 구조에 의한 아름다움이 있다. 견고하고 안정된 건축물에서 구조의 아름다움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한 구조는 너무나 평안한 안정을 누리고, 너무나 일상적인 상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구조미構造美란 쓰러질 것 같고,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경계에서 생겨난다. 거대한 지붕이 공중에 떠 있을 때, 가늘고 높은 전망탑이 산 위에 솟았을 때, 이를 아름답다 하고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랜드마크라 한다. 자칫하면 지붕이 무너질 것 같고, 전망탑이 쓰러질 것 같은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구조의 아름다움이 피어난다.
-금강산 보덕암 “백척간두에서 진리를 구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