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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70595900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명묵의 건축』개정판을 내놓으며
한국미의 원형을 찾아서
허와 질서 | 천강이 흐르는 예적 질서 - 병산서원 만대루
자연과 건축 | 반 칸으로 지은 청풍명월 - 담양 면앙정
완성과 무명 | 빛을 실현한 바람의 집 - 해인사 장경각
무와 유 | 점으로 이룬 만 칸의 허공 - 여수 진남관
시간과 공간 | 허공으로 지은 공중누각 - 화암사 우화루
변화와 운동 | 무량한 천상 건축 - 부석사 안양루
실용과 무용 | 미적 실용으로 숭고한 화계 - 수원 화성
형태와 영원 | 비움마저 비운 집 - 선암사 심검당
미완과 환영 | 인간이 조영한 우주 - 경복궁 경회루
조화와 통일 | 원융부동의 무량법계 - 화엄사 각황전
형상과 크기 | 회소향대의 천상누각 - 창덕궁 부용정
순응과 역행 | 선리로 투관한 교상누각 - 송광사 우화각
주관과 객관 | 경으로 허명한 천계 - 도산서당과 전교당
구상과 추상 | 고요한 비춤의 절대 추상 - 법주사 팔상전
맑음과 통합 | 광풍제월의 맑은 선계 - 담양 소쇄원
존재와 관계 | 중중무진의 인드라망 - 봉정사 영산암
주관과 도학 | 빛으로 나눈 빛의 회랑 - 창경궁 문정전과 숭문당 회랑
상징과 실체 | 염화미소의 공간 - 통도사 대웅전
자율과 생명 | 허에 잠겨 투명한 집 - 양동마을 심수정
대칭과 비례 | 천조로 쌓은 건축 만다라 - 불국사 범영루
미와 덕 | 덕으로 드러난 건축의 도 - 창덕궁 인정전
무위와 내연 | 무무무무 무무무무 - 거조암 영산전
경험과 초월 | 천지와 맞닿은 적멸법계 - 범어사 불이문
침묵과 작위 | 중천에서 밝은 구름의 집 - 종묘 정전
한국 전통 건축의 명장면 24선
한국 건축의 공간적 해석 - 김개천
한국 전통 건축의 철학과 아름다움, 그 본질에 대한 표현의 구극 - 국립 춘천박물관 관장 이내옥
우리 건축을 보는 방법 - 광장건축환경연구소 대표 김원
리뷰
책속에서
병산서원은 배산임수하여 안산과 멀리 있는 조산을 관망하는 일반 서원과 달리, 앞산이 막고 있어 답답하고 급히 흐르는 강물로 인해 지기가 쌓일 틈이 없는 터라고 한다. 그러나 동서재의 툇마루와 만대루의 수평으로 긴 빈 공간은 무한 공간이 되어, 그 사이로 보이는 병산을 없는 듯 비어 있게 하여 산음으로 시야를 맑게 틔운다. 누마루의 높은 곳에서 물을 내려다보고 산을 마주하게 하여 높은 산을 낮게 만드는 건축으로 자연을 넘어선다. 또한 정면에서 보면 직선으로 강직하나 측면에선 휘어진듯 곡직한 기둥 위에 떠 있는 만대루가 좌우를 가려서 끝이 보이지 않게 한 수평의 빈 공간 사이로 낙동강은 천강이 되어 공중으로 흐른다. 강물은 잔잔하게 흘러서 도도하며 천지 저 밖으로 아득히 흘러 태연하다. 이곳에선 구속되지 않는 것이 구속이다.
「허와 질서 | 천강이 흐르는 예적 질서 - 병산서원 만대루」
생명적 동일성 안에 다시 개별적 화엄으로 자리하고 있는 각황전은 화엄미의 본질을 품고 있는 실체적 공간이다. 밖에선 2층이나 내부는 통층으로, 그 높이를 짐작하기 힘든 기둥들 사이와 사면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근한 빛의 광휘는 만색이자 하나의 색으로 화하는 단청의 색과 화해한다. 시각과 청각에 의해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의해 인식된 듯한 탈색되지 않을 광휘는, 부처님의 반쯤 감긴 눈꺼풀 아래로 인간의 절실한 갈망들과 마주할 뿐 열정과 엄격은 없다. 그저 아름다움만 있을 뿐이다.
「조화와 통일 | 원융부동의 무량법계 - 화엄사 각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