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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중동/튀르키예소설
· ISBN : 9788971847770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그러는 당신은 어디 있었습니까?
날아오는 불덩이를 피하는 법
눈물의 달리기
원칙주의 화가와 신중한 기자
인연이 아닌가 보다
담요의 의미
차렷해야지!
하프즈 아지즈 씨
만약에 내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사회주의자들에겐 보드카가 제격이지
아버지께서 갔던 길을 따라가시오
시로 배를 채우다
희망이 거세된 시간들
관음증 환자가 준 케이크
한밤의 배신
아지즈 네신, 비밀 조직을 결성하다
눈처럼 새하얀 손수건
저자 후기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창구에서 소포를 찾았다. 안에는 책이 세 권 들어 있었다. 고맙게도 친구가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살면서 그날처럼 책이 저주스러운 순간도 없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찢어 삼켜버리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내게 쓸모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본문 44-45쪽 중에서
지금 이 글이 나의 회고록이 아니라 소설이었다면, 주인공은 청년이 두고 간 돈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바로 일어나서 청년이 두고 간 돈이 얼마인지 세어보았다. 십 리라. 그 돈으로 내가 맨 먼저 뭘 했냐고? 냉기 어린 방에 불을 피웠다. - 본문 52쪽 중에서
나는 서둘러 내 방으로 올라가 젖은 담요를 침대 위에 펼쳐놓았다. 너무나 기뻤다. 벼룩시장을 찾지 못해 담요를 팔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팔았다면, 내게 있던 무엇인가가 떨어져나갔을 것이었다. 그것은 담요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 숨겨진 신념이나 의지, 혹은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었다. 나는 하염없이 기뻤다. - 본문 80쪽 중에서
사람들이 젖은 빨래를 가지고 왔다. 부르사에서 딱 한 번 온천에 가보았다. 하지만 탕에 발도 못 담그고, 사자 입에서 나오는 물 한번 끼얹어보지 못했다. 목욕은커녕 빨래도 다 빨지 못해 젖은 채로 집으로 가지고 왔다. 뢴트겐선, 유황, 비타민 등을 중얼거리다가 거의 죽을 뻔했던 것이다. 그래도 손수건 다섯 장은 새하얗게 빨았으니 다행이다.
손수건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다. 유배지에서는 손수건이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눈물도 닦고, 콧물도 닦을 수 있으니까. - 본문 20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