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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라오가 좋아

라오라오가 좋아

구경미 (지은이)
  |  
현대문학
2010-05-28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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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라오가 좋아

책 정보

· 제목 : 라오라오가 좋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4619
· 쪽수 : 284쪽

책 소개

소설가 구경미의 두 번째 장편소설. 사회적 루저를 다룬 소설로 조명받으며 2000년대 한국 문단에서 백수 문학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개성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한 쌍의 남녀가 벌이는 충동적 도피 행각을 통해 나약하면서도 이기적인 인간의 불안과 삶의 불확실성, 무목적성을 그린다.

목차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해설
작가의 말

저자소개

구경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노는 인간』 『게으름을 죽여라』와 장편소설 『미안해, 벤자민』 『라오라오가 좋아』 『키위새 날다』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 『이방인을 보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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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자는 줄 알았던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든 데려가주세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그 한마디가 내뱉어지는 순간 모든 것은 결정되었고 그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었다. 후회해봤자 늦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벌어진 일이었다. ‘한 번’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한 번’을 더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세 번째 ‘한 번’, 네 번째 ‘한 번’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는 운명에 맞서지 않기로 했다.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맞서지 않는 것, 받아들이는 것, 그것은 또한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했다.
두 번째 날의 아침, 눈을 뜨는 순간 그의 세계는, 아이들과 아내는 그로부터 성큼 멀어져 있었다. 그에게는 결정권이 없었다. 책임질 수 있는 것을 책임지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이란 바로 눈앞에 누워 어디든 데려가달라고 호소하는 그녀였다. 그는 알았다는 뜻으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싶게 오빠는 말하고 또 말했다. 높낮이 없는 말이 오빠의 뒤통수에서 흘러나오는 걸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하루는 자기랑 왜 결혼했냐고 묻더라. 그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다. 사실은 외로워서 결혼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전화 한 통 안 왔다. 몇 날 며칠 말 한 마디 안 하고 보내는 날이 허다했다. 아침에 눈 뜨면 내가 도대체 왜 살아 있는가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너무 외롭더라. 누구든 상관없었다. 그때 하필 그 여자가 걸렸을 뿐이었다. (……) 어쩌면 술을 좋아할지도 모르는데 한 번도 같이 마시자고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부르지 않는데 나이 어린 신부가 냉큼 술상 앞에 앉기는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내가 같이 마시자고 했다. 잔을 들고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 자기한테 맛있는 건 술이 아니라고 하더라. 뭐냐고 물었다. 나올 대답이란 게 뻔해서 그런 정도라면 얼마든지 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뭐라고 한 줄 아냐. 자기 입에는 코트가 맛있고 구두가 맛있고 서울의 친구들이 맛있다고 하더라. 나는 매일 맛있는 걸 먹는데 자기는 하나도 못 먹는다고 하더라. 나는 매일 맛있는 걸 먹으면서 자기는 하나도 못 먹게 한다고 하더라.”


문제는 구경미 소설의 인물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삶의 명분’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치욕과 모욕, 궁핍과 게으름을 견디거나 극복하면서까지 삶을 지탱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래봤자 지금 여기의 내 삶에서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는 자조(自嘲), 내가 지금 느끼는 슬픔이나 기쁨 혹은 분노조차 내 삶을, 관계를, 세계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자탄(自嘆), 그렇다고 해서 크게 절망할 것도 없다는 이상한 자부(自負). 그런 것들이 절충된 태도를 정리하면 “흥? 쳇!”쯤 되지 않을까? 자신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의구심과 강한 거부의식(흥?)이 이내 세계의 변화불가능성에 대한 체념(쳇!)에 눌리고 마는 이러한 ‘흥? 쳇!’이야말로 구경미 소설의 인물들이 세계와 부딪히면서 빚어내는 어떤 포즈인 것이다. 『라오라오가 좋아』의 주인공 ‘그’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니 뜨거운 열정과 분노가 없는, 그렇다고 차가운 냉소를 뿜어내지도 못하는, 미지근한 온도의 인간이 무심코 뱉어낸 “어디로 가지?”라는 질문에 대한 질문이야말로 ‘흥? 쳇!’으로 일관하는 구경미식 인물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는지도 모른다. 나아가 구경미 소설의 체온을 재는 방법이 될는지도……. -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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