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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6369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1~19
마지막 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노래 뭐였지?”
“어?”
“그거 있잖아. 라라라 라라라라라.”
하루는 음은 정확히 기억해도 가끔 이렇게 제목을 잊는 경우가 있었다. 영웅이 피식 웃으며 단번에 답을 내놓았다.
“별이 진다네.”
“맞다. 그거.”
“그게 왜?”
“불러 줘.”
“뭐?”
“불러 달라고!”
“싫어.”
“씨.”
“갑자기 뭔 노래야! 이 새벽에!”
“나 잠 안 온다니까! 네가 불면의 밤을 알아? 피곤해 죽겠는데 잠은 안 오지. 약도 안 되고 술도 안 되고 머리는 아픈데 비는 오고 배도 고프…….”
“아! 알았어. 알았어. 그만해라. 자식아!”
저러다 또 없는 병까지 죄다 끌어모으지, 고집 하나는 암튼 당해 낼 재간이 없으니까. 언제나 두 손 들고 항복하는 건 그 차지였다. 져 주는 게 행복한터라 그동안은 크게 문제될 것도 없었지만. 그래, 허구한 날 부르는 노래 하난데 괜히 유난스럽게 굴지 말자. 그게 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어!
영웅이 느긋하게 다릴 꼬고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댔다. 비를 바라보고 서 있던 하루에게 먹먹한 시선을 주던 그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모두들 내게 말하지만.”
섬세하게 떨어지는 낮은 음성이 하루의 귀를 파고들었다. 머리부터 꽉 채워진 영웅의 음성에 하루는 온몸에 잠시 소름이 돋아났다. 아니라고 하면서 말하는 것마다 죄다 그들의 추억들뿐이다. 서로를 알지 못하면 떠올릴 수 없는 의미들, 기억하는 일이 습관도 아닐 텐데 잊지 못하는 건 어쩜 저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이스크림, 비, 삼겹살, 그리고 별이 진다네. 추억의 단어들을 곱씹으며 하루가 작게 가슴을 두드렸다.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별이 지면 하늘도 슬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