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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일반
· ISBN : 9788932114606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우리가 걸어야 할 길 · 5
제1장
갈비탕 배달 왔어요!
사랑하다가 죽어 버려라 · 15
엘다 할머니가 고해소를 닦는 이유 · 22
인연은 허망하고 사랑은 어리석다 · 26
단장지애 · 30
갈비탕 배달 왔어요! · 33
딱 걸렸네 · 37
첫 고해성사는 이렇게 · 41
공정한 평등 · 45
자비의 문 · 49
촌티가 좋아 · 53
왜 저를 약하게 만드셨나요? · 57
귀는 두 개, 입은 하나 · 61
푸드 마일리지 · 64
꼬깃꼬깃 접힌 50페소 두 장 · 68
잘 놀다 갑니다 · 72
슬리퍼에게 작별을 고하며 · 76
문어 라면과 사모곡 · 80
미개, 아직 열리지 않은 삶 · 84
사랑의 혁명은 현재 진행형 · 88
두 개의 수레바퀴처럼 · 93
라 쿠카라차 · 97
감정의 내공을 쌓으려면 · 101
수인의 기도 · 105
송양지인 · 109
잉여에 집착하지 마세요 · 112
달빛이 창문을 두드릴 때 · 116
신사의 조건 · 119
제2장
사람답게 사는 게 꿈이라니요
당신이 교회입니다 · 125
롤 모델, 함제도 신부님 · 128
종교가 선택인 시대의 신앙 · 132
빗자루 구원 · 136
너와 나는 행복을 잊어버렸다 · 139
사람답게 사는 게 꿈이라니요 · 142
너라도 끝까지 걸어야 한다 · 146
어묵을 놓고 추억을 먹다 · 150
에베레스트 · 154
역사란 무엇인가? · 158
옴니부스 옴니아 · 162
이태석 신부님을 그리며 · 166
기적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 · 170
이판과 사판 · 174
인걸은 간데없네 · 179
자기 인식과 고독에 대하여 · 183
종말의 시작 · 187
뜻밖의 횡재 · 191
당신을 안아 드리겠습니다 · 195
제3장
돌아갈 집이 있는 행복
알았으면 안 했어 · 201
하루에 10분 · 205
비 오는 날의 커피 한 잔 · 209
호기심과 두려움 · 213
로베르토와 미겔에게 · 217
돌아갈 집이 있는 행복 · 221
부에노스 디아스, 에르마노스 · 225
생활의 달인 · 229
소중한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법 · 233
인생의 목적 · 236
신앙과 공존할 수 없는 것 · 240
씨베르 축복식 · 243
예수님은 메시아가 아니었다 · 247
영원이 당신 안으로 들어갈 때 · 251
행위의 근원과 목적 · 255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나고 · 258
바람에 날린 꽃씨 하나처럼 · 262
만물유전 · 266
시간의 밖으로 뛰쳐 나가라 · 270
거선지 · 274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오로지 믿음으로써 떠나는 고독한 길, 생존에 가장 소중한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결핍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 더 홀로 있고, 더 가지기 위해서 더 버려야만 하는, 사랑과 존재에 대한 이 역설의 길을 떠나는 것이 인생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고독과 결핍’을 추구한다는 것!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그 길에서 삶과 신앙의 깨달음을 더 깊이 만날 것입니다. 고독과 결핍의 길을 의지적으로 선택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그동안 잊고 살았던 행복 안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 ‘머리말 우리가 걸어야 할 길’ 중에서
콘코르디아 본당으로 옮기라는 소식을 듣고 지난 3주 동안 제가 한 일은 본당 신부가 거처할 방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제관에 방이 있기는 한데 그곳은 이미 보좌 신부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제관 건물에 붙어 있는 창고를 방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옷장과 세면대와 샤워 시설도 새로 설치하고 빛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벽을 뚫어 창문을 새로 냈습니다. 방을 준비하는 일은 서임 미사를 하루 앞둔 어제야 비로소 끝났습니다. 쓸고 닦고 치우는 일을 모두 끝낸 뒤에 맨 마지막으로 한 일은 제 방 한가운데에 달린 십자고상에 태극기와 멕시코 국기를 거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양손에 제 첫 번째 조국과 두 번째 조국을 함께 걸어 놓은 셈입니다. 제가 손수 마련한 이 방이 제게는 여느 5성급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룸보다도 더 편안하고 정이 갑니다.
― ‘사랑하다가 죽어 버려라’ 중에서
주일 아침 미사를 마치고 제의방에서 제의를 벗고 있을 때였습니다. 마리아 할머니가 제 곁으로 다가와서 꼬깃꼬깃 접힌 50페소짜리 지폐 두 장을 제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이게 무슨 돈이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제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봉헌금은 저 신부님들이 다 가져간다면서? 그럼 파드레 구아포는 어떡할 거야? 그래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전부 중에 반은 저기에 내고, 나머지 반은 여기 가져왔지. 이걸로는 전화비를 내든지 전기 요금을 내든지 하는 데 보태 써. 꼭 파드레 구아포를 위해서 써야 돼. 알겠지?”
― ‘꼬깃꼬깃 접힌 50페소 두 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