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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 피겨

파더 피겨

나르키소스 (지은이), 토가이 준 (그림)
  |  
MM노블
2015-01-30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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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 피겨

책 정보

· 제목 : 파더 피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외 BL
· ISBN : 9788960524163
· 쪽수 : 178쪽

책 소개

어머니와 사별하여 스물 세 살에 혈혈단신이 된 젊은 경관 가브리엘. 그의 아파트 침실 창문에서는 바로 건너편 동의 아파트 거실이 들여다보인다. 깊은 상실감을 가슴에 안은 가브리엘은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목차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CHAPTER 6
CHAPTER 7
[FATHER FIGURE] 후일담
[Break Down] 해설
[Sequel] 악마와 심해 사이
작가의 말

저자소개

나르키소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1월 6일생. 좋아하는 것: 스테이크. 하지만 이건 캐릭터가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이 나올 때에만 한정된 일시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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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이 준 (그림)    정보 더보기
7월 4일생 좋아하는 것: 스테이크. 작업 중에 책상머리에서 잠들었다가 무엇 때문에 깼는지 모르고 눈을 뜨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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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작은 편지였다.
나는 피렌체에서 수년 전에 산 아말피 종이에 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가장자리에 덩굴무늬가 새겨진 편지지에 레이저프린터가 깔끔하게 글씨를 박아 넣었다. 단 한 문단을 적었을 뿐이지만, 그 내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들어 보려고 여러 번을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었다. 터무니없는 동시에 진솔했다. 그 편지 내용을 그는 마땅히 받아들여야만 할 터이다.
편지지와 같은 아말피 종이로, 네 귀퉁이마다 두 개의 덩굴 잎 장식이 있는 편지 봉투 안에 편지를 접어 넣었다. 봉투 중앙에 붉은 잉크로 그의 이름 첫 글자를 적었다.
U.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 글자를 쓸어 내자 잉크가 번졌다.
나는 그가 편지를 읽는 모습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편지를 읽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아직 10월이어서 기온이 17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었는데도 그는 검은 코트를 입기 시작했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려는 시도는 무의미했으나 그 신중함이 귀엽게 느껴지기는 했다.
이 주 정도 내버려 두자 그의 불안함은 점점 사그라졌고 검은 코트도 다시 옷장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예전보다 더 신중해지기는 했다. 집 전화를 받지 않고 자동 응답기가 돌아가도록 내버려 둔 다음 휴대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나는 그에게 같은 종이와 잉크로 또 편지를 보냈다. 적은 내용은 달랐다. 단순한 조언이었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지 마.
순간적이었지만 그는 눈에 보일 정도로 몸을 떨었다. 아파트 단지의 우편함 곁에 서서 편지 봉투를 열고 편지를 읽는 동안 그의 손이 떨렸다. 나는 현관 카운터 근처에 서서 내게 온 편지를 분류하는 척했다. 그를 바라보는 동안 내 안에 전율이 일었다.
갑자기 그가 손에 들고 있던 편지를 구기고는 로비를 힐끔 둘러보았다. 그는 나를 발견하고서 잠시 관찰하다가 쓰레기통 쪽으로 걸어갔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걸음을 옮기던 도중 멈춰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염려스러운 얼굴 위로 미심쩍어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예?”
“당황해하시는 것 같아서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여 보이곤 구긴 편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는 쓰레기통의 납 뚜껑이 앞뒤로 흔들리다가 점점 느려져서는 멈출 때까지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부드러운 어조였다.
“정말입니까? 전 그런 눈치가 빠르거든요.”
직업상 능숙해진, 걱정하는 얼굴로 물었다.
“그런 눈치라뇨?”
그가 미간을 좁혔다. 갑자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나로부터 한 걸음 물러섰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지갑 안에 끼워 둔 배지를 보면서도 그의 염려스러운 표정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명함을 한 장 꺼내서 그에게 주었다.
“전 단순히 사람들이 심란해하는 모습을 빨리 알아챌 뿐입니다. ……그러니까 사소하지만은 않은 일들로 심란할 때 말입니다.”
지갑을 들고 있는 내내 그는 배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지갑을 다시 접었을 때에야 비로소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군요.”
전혀 안도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그는 아랫입술을 잘근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별거 아녜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내가 준 명함을 보았다.
“저는 이 뒷동에 삽니다.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전화 주십시오.”
뒤편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경계를 늦추지는 않았다. 그가 명함을 주머니에 넣고 손을 내밀었다.
“제가 무례했네요. 자기소개도 안 하고. 제 이름은 우리엘입니다.”
성은 말해 주지 않았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아주 독특한 이름이네요. 대천사의 이름이라니.”
내가 그렇게 덧붙이자, 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별 뜻 없는 미소였다. 이름을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그런 빤한 반응을 보이는 데에 지쳤다는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미소였다.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실례…….”
그가 계단을 올라가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 모퉁이를 돌아간 뒤에도 그의 손의 온기가 여전히 내 손에 남아 있었다. 우편물과 전단지를 모아서 팔 아래에 끼웠다. 로비를 떠나기 전, 구겨진 편지를 휴지통에서 회수해서 함께 가져갔다.

어느 토요일 아침, 그의 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구겨진 셔츠를 보고 그가 막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노크했을 때 청바지를 꿰입은 게 분명했다.
“무슨 일이시죠?”
그는 나를 알아보고는 졸린 얼굴로 미소를 지으려 애썼다. 살짝 연 문에 기댄 자세였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제가 우리엘 씨 편지를 받아서요.”
그러면서 봉투를 내밀었다. 이전에 그에게 보낸 편지와 마찬가지로, 그날 아침 내가 직접 쓴 편지였다. 그는 편지를 바라볼 뿐 받지는 않았다. 그 편지가 무엇인지 알아챈 것이다.
“버려 주세요. 기껏 여기까지 와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이게 무슨 편지인지 아십니까?”
얼굴을 찡그리고 물었다.
그가 한숨과 함께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으며 마침내 말했다.
“지난 얼마간 누가 절 괴롭히고 있어서요. 누가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돕고 싶습니다. 잠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다음 봉투를 내 손바닥에 두드리면서 제안했다.
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저를 믿을 수 있으시죠, 그렇죠?”
그가 나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죠. 들어오세요, 경관님. 커피라도 한잔 내올 테니까 마시면서 이야기하죠.”
그는 내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더 열고 옆으로 물러섰다.
그가 부엌에서 커피 메이커를 켜는 동안 나는 거실을 관찰했다. 거실엔 몇 장의 사진만을 장식해 두었는데, 장식된 네 장 모두 비슷한 은색 액자 안에 들어 있었다. 한 액자에는 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 포즈를 취한 채 꽃다발을 무릎 위에 올리고 행복하게 미소 짓는 여자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다른 액자에는 파란 해군 제복을 입은 청년의 사진이 있었는데 아버지와 닮은 얼굴이었다. 또 다른 사진은 사진관에서 찍은 것으로, 가짜 하늘을 배경으로 세 사람을 찍은 것이었다. 그 사진 속 소년은 어렸는데, 사진을 찍었을 당시 아마 열 살쯤 되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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