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사랑이 (내 마음을 치유하는 감성 에세이)
한상우 | 부크크(Bookk)
0원 | 20160804 | 9791127202538
"『도처에 사랑이』는 현재 대학생인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수용하는 삶과 저항하는 삶이라는 두 가지의 모순적인 주제로 독특하게 전개해나간다.
[책 속의 한 문장]
‘나만의 공간’이라는 것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의미부여와 그 공간에 속해 있는 나 자신의 여유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 p13
역설적이지만 이는 결국 우리의 숙명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 매일 행복해야하니까, 울타리 안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으니까. 그래, 노숙 그 자체가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 p17
겸손은 나를 치유하고, 세상 속의 나를 이해하게 한다. 이렇게도 광대무량하고 다양한 세상 속의 나, 먼지보다도 작은 나, 그런 내가 겪는 고통...결국 한 줌, 결국 한 점...이제 그 고통은 별이 되었다. - p21
바다는 어쩌면 광대무량하고도 험난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결국 바다가 소년 소녀의 아픔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화합하게 만든 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잘 살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잘 버텨왔으니까. - p25
걷기를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걷기라는 행위는 단순한 신체 활동의 이상이다. 그래서 장석주 시인은 ‘청량한 공기로 가득찬 고원과 바다를 걷는 것은 사색을 열어가는 행위’라며 ‘느림과 비효율성과 무용성에 온전하게 자신을 맡기는 행위’라고도 표현하였다. 현대인에게 걷기의 의미는 다름이 아니라 ‘속도의 조절’일 것이다. - p28
내가 여수 바다를 사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다는 바람, 강물, 바위, 갈매기...모든 것을 묵묵하게, 온전히 수용해낸다. 바다는 내가 바다를 사랑하든, 미워하든, 무관심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다만 내게 아름다움을 줄 뿐이다. 이것이 바다의 사랑 방식이다. - p32
외로움 없이 산다는 사람의 말은 다 거짓말이다. 그것처럼 모순적인 말도 없다. 사람의 본질은 외로움이다. 또 외로움의 성질이란 멀리하려 하면 할수록 되살아나고 떨쳐낼 수 없는 것이어서, 외로움 또한 곁에 두고 잘 보살펴주어야 한다. - p36
‘일단 내가 먼저 내 마음을 잘 알아서, 내 자신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열등감을 갖는 나, 타인 앞에서 소심한 나, 집착하는 나도 그냥 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으로 온전히 수용하고 사랑해야겠다. - p40
비워낸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것들을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어질러진 방안에 새로운 가구를 배치할 수 없듯 버릴 건 버리고 잘 정리가 되어있어야 새로운 가구를 배치할 수 있다. 즉, 비워낸다는 것은 곧 세상·사람·사물 등에 대한 수용력과 직결된다. - p48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춘·하·추·동의 계절처럼 인생 또한 꽃피우기도 하고 때론 움츠리기도 한다(...) 하지만 춘·하·추·동의 계절처럼 우리의 인생도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자. 이것을 기억한다면 내 인생이 당장 움츠린다고 너무 슬퍼할 것도 없고, 잠시 꽃피웠다고 마냥 기뻐할 것도 없을 것이다. - p52
하지만 좋다고 할 수도 없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다만 ‘나’일 뿐이다. 세월에 따라 변화할 뿐 ‘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 순간 순간의 내 모습이 있을 뿐인데, 우리는 범부인지라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므로 고통이 따른다. - p55
과연 어떻게 초심을 회복할 것인가. 그리고 나의 내적 욕망은 과연 무엇인가. 스스로 질문해본다면 아무래도 지금 이 찰나,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임을 알아서, 지금 내 모습에 집중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는 잘 모르겠다. 어려운 과제다. - p60
나는 비록 화려하지도, 자기를 뽐내지도 않지만 드넓고 잔잔한 호남평야의 그 원만함을 닮고 싶다. 내 인생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 p64
당신은 세계평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우리 주변에 어떤 친구는 몇 센티미터의 문턱이 우주만큼 높게 느껴진다는데 그것이 무슨 뜻인지 혹시 알고 계시냐고, 당신은 그런 것조차 모르지 않냐고. 그리고 세계평화를 100번 외치는 것보다 이 문턱을 낮춰야만 세계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나는 말하고 싶다. - p69
‘기준의 수행자'로서 집단이 미리 정해 놓은 신념을 습득하고 수행할 뿐 그 어디에도 내 자신의 모습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집단이 강조되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개개인은 이념에 함몰되어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 - p74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는 순간 선행의 의미는 퇴색 되는 것이다. 선행은 순수성과 자발성이 바탕이 되어야한다(...) 의식과 상대를 이해하는 진정한 마음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로 하는 선행은 오히려 상대를 아프게 할 수도 있다. - p77
생각만 긍정적으로 바꾸면 이것이 곧 성공의 열쇠요, 부와 명예를 부르는 공식이란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모순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대안도 제시하지 않는다.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긍정'이다(...) 사회의 모든 모순과 문제점을 개인 내면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 p85
개인환원론은 모든 문제를 개인에게 환원시키고 개인을 악마화하는 동시에, 사회 구조적 문제와 병폐 등은 교묘하게 뒤로 숨어버린다. 세월호 사고 때가 그랬고 형제복지원 사건 때가 그랬다. - p89
인간의 모든 불행은 비교하면서 생겨난다고 한다. 과거에는 그 자리에 터널이 없더라도 불편함이 없었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이제는 그 자리에 터널이 없으면 불편하게 된 것이다(...) 윤리와 철학없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방향성을 잃고 인류에게 큰 재앙을 불러올지 모른다. - p92
‘대학은 무엇인가’, ‘학사행정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지금도 대학은 이런 학생들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화답하기는커녕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불통행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는 불통과 타성에 젖어있는 대학에 준엄하게 경고하고 싶었다. 그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 일을 한번은 내가 중심이 되어 이끌어내고 싶었다. 그러나 이 또한 독선이고 오만이었던 것 같다. - p96
무엇이 되었든 간에 지나치게 하나만 강조하는 사회는 무언가가 결여된 사회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다. 인문학적 사고가 결여된 채, 지나치게 세속적 성공만을 쫓거나 대책 없이 청춘을 아파한다. 둘 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 p103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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