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개미 2 (지구의 숨결)
가일로 | 심플릿
30,000원 | 20251224 | 9791169299688
『신개미』는 인간과 개미, 두 문명이 공존하며 서로를 탐구하는 새로운 지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인간이 사라진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여전히 존재하며, 여전히 욕망하고, 여전히 실험한다. 그러나 그들은 과거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인간이 신으로 군림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공명하는 존재들’, 즉 개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류다.
21세기 후반, 인간은 개미를 단순한 생물로 보지 않는다. 유전자 조작과 나노기술, Ai를 통해 개미의 집단지능을 분석하고, 일부는 그들을 노예화된 생명 알고리즘으로 이용하려 한다. 인간의 연구소에서는 ‘Ant Intelligence Integration Project’라 불리는 실험이 비밀리에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개미의 신경망을 인공 지능 체계에 결합시켜 “자율적 복종형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실험이 진행될수록 인간은 개미의 언어, 즉 ‘공명(共鳴)’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오만의 경계를 넘는다.
그 속에서 주인공 정민은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개미를 단순한 실험체로 보지 않는다. 그는 생명공학을 연구하며, 개미의 유전 구조 속에 숨겨진 조상들의 코드(Ancestor Code). 인간과 개미의 공통된 기억 패턴을 발견한다. 정민은 이를 “지구 기억 알고리즘(Earth Memory Algorithm)”이라 부르며, 생명 간의 연결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려 한다.
이 소설의 절정은 정민과 그의 아들 류가 함께 수행하는 공동 연구로 이어진다. 정민 모자는 과거 동국벽화에 새겨진 문양과 개미의 유전자 배열을 대조하면서, 고대 인류가 이미 개미와의 협력 관계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 벽화 속 단어 “사랑”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생명체 간의 주파수 동기화 신호였다. 즉, 사랑은 언어가 아닌 공명의 파동이었으며, 생명들이 서로의 고통을 느끼고 조율하던 태초의 과학이었다.
이 발견은 인간과 개미의 관계를 완전히 바꾼다. 일부 인간은 여전히 개미를 지배하려 하지만, 정민과 류의 연구는 “지배 대신 공명”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개미 또한 인간을 적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명을 통해 인간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들은 우리를 창조하지 않았습니다.”
『신개미』의 세계는 생물학과 철학, 그리고 종교적 깨달음이 교차하는 무대다. 저자는 개미의 종(種)들을 각각 인간의 문명적 양면성으로 비유한다.
지구에는 약 1만 5천 종이 넘는 개미가 존재한다. 저자는 그 방대한 개미들의 생태를 상상력의 토대 위에 재구성했다. 아마존의 거대병정개미(Antis Major), 히말라야 설원 아래에 사는 은빛개미(Silvantis), 심해의 용암분출공 근처에서 서식하는 해양부유개미(Marinantis), 그리고 인간이 버린 도시의 틈새에서 살아남은 도시개미(Urbanis)까지, 각각의 종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진화하며 자신들만의 철학과 기술,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 개미들은 단순히 생태적 변이의 결과물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진화한 또 하나의 문명이다. 그들의 과학은 생명을 복제하지 않고 기억을 나누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인간의 과학은 여전히 통제와 효율의 틀 안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정민과 류의 연구가 공개된 이후, 인류는 개미의 방식 — 공명과 기억의 공유 — 을 기반으로 새로운 윤리적 과학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신개미』는 질문한다.
“진화란 생존을 위한 싸움인가, 아니면 공존을 위한 이해인가?”
이 작품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인간은 개미를 지배할 수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지만, 서로의 언어를 배우려는 순간 새로운 문명이 시작된다. 정민과 류의 마지막 연구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지구의 숨결은 인간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생명이 함께 만든 심장의 리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