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개혁론 (인간사(人間事)관계의 개선에 대한 보편적 제언)
정일웅 | 나눔사
27,000원 | 20250512 | 9788970278391
이번에 번역 출판된 책, “범 개혁론”(Panorthosia)은 17세기 유럽의 교육 신학자로 알려진 코메니우스(.A.Comenius:1509-1670)가 남긴 미완의 대작품 7권 가운데 6번째 책이다. 이 책(범 개혁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원래는 7권으로 구성된 코메니우스의 라틴어 작품 전체를 알아야 한다. 그의 작품 전체는 30년 종교전쟁(1618-1648)을 경험한 코메니우스가 폐허가 된 유럽 사회를 다시 기독교적인 사회(하나님 통치의 실현)로 되돌리기 위한 비전과 함께 부분적 개혁이 아니라, 이제는 전체적이며, 완전한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실현을 꿈꾸면서, 그 시대의 지성인들(교육자)과 정치인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그 총체적인 개혁에 관한 그의 구체적인 생각들을 제언하였다. 이 모든 총체적인 개혁에 관한 구체적인 생각들을 사실은 이 “범개혁론”(Panorthosia)에다 담아놓았다.
이 책은 총 27장에 걸쳐 많은 내용이 다루어진다. 1장에서 6장까지 주로 이론(Theoria)에 관한 것으로, 범개혁이 무엇을 뜻하며, 기독교 내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할 것, 그러나 이 모든 개혁은 모든 사람의 협동으로 완성되어야 할 것을 말한다. 또한 그 일은 역시 그리스도의 일임을 상기시켜 준다. 6장에서 18장까지는 개혁의 실제적인 것(Praxis)을 다룬다. 그것은 먼저 제거되어야 하는 장애물에 관한 것으로, 사물에 대한 비 세계성, 비인간성, 경박한 인간의 행동들이 지적된다. 언어 문화의 영역과 철학과 종교와 정치의 영역들에다 연결하여, 구체적인 개혁의 주제들이 거론되었다. 그리고 개혁의 역할로 오늘날 유엔과 같은 정치지도자들의 모임, 지성인들의 모임(빛의 교수단 설립), 성직자들의 총회, 세계 평화재판소 등의 설립의 필요성과 방법이 제시되었다. 19에서 24장까지는 개혁의 대상으로 실제적인 적용(Chresis) 영역을 5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그것들은 개인과 가정과 학교와 교회와 국가의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구체적인 내용들이다. 25장에서 27장까지는 세계의 개혁을 진지하게 유도하는 세계위원회, 또는 교회 연합을 위한 총회의 목표와 과제와 조직 형태들이 다루어졌으며, 범 세계적인 개혁을 향한 목표를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찬양과 범지혜를 전제한 주기도문과 함께 모든 글의 내용이 끝나게 된다.
코메니우스에 따르면 이 “범개혁론”은 성경이 말하는 천년왕국의 도래와 깊이 연관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 나라는 전 인류가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종말의 사건으로서, 그리스도의 통치가 실현되는 하나님 나라를 뜻하였다. 특히 코메니우스의 종말론은 우리 기독인들이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미래의 약속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수동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적인 일들의 무질서를 올바른 관계의 질서로 되돌려야 하는 창조 세계의 일들에 관한 인간의 능동적인 활동과 연관된 것임을 일깨우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기독인들이 함께 짊어져야 하는 이웃과 사회를 향한 섬김의 과제에 대한 책임을 말하며,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준비되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준다. 그러므로 “범개혁론”이 밝히는 모든 개선의 요구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기독인이 믿음, 사랑, 소망 안에서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할 “그리스도의 일”이 무엇임을 분명하게 알게 해 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간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구원을 얻기 위하여 오직 믿음만을 강조했던 지금까지 복음 전파의 협소한 방향을 뛰어넘어, 이 땅에 기독인들이 행하여야 할 신앙적인 삶의 과제와 책임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며, 특히 불의와 악에 대항하여 투쟁하며, 참된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믿음대로 행하면서도,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의 약속을 소망하면서 여전히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기독인의 삶을 살게 되도록 하는 일에 큰 각성을 부여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일독을 진심으로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