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호  | 소울앤북

13,500원  | 20231201  | 9791191697285

‘괸당’이란 사전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관계 즉 혈족, 친족’을 의미한다.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공동체인 셈이다. 제주 사람들은 평소 남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밭일, 바당일, 경조사를 가리지 않고 돕는다. 소위 ‘수눌음’이라 불리는 품앗이가 일상이다. 오랜 세월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혈연, 지연으로 다져진 괸당의 영향이다. 작가는 제주에서 5년째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가고 있는 예비역 해군 제독이다. 『괸당 속의 뭍남자』는 제주살이 산문 3집인 셈이다. 이방인으로서 제주의 독특한 친인척문화 속에서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살이 이야기다. 1집 『트멍에 살어리랏다』는 돌담의 트멍(틈새)처럼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도 어리바리한 초보살이를 그렸다면, 2집 『간세의 삶을 그리다』는 간세처럼 올레 모퉁이에 서서 올레꾼들에게 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느린 삶의 이야기다. 이번 3집은 이웃과 더불어 평범하게 살아가는 살 만한 제주 이야기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흔히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작가 고유의 시선과 마음으로 담아낸 따뜻하고 진실한 이야기다. 지인들의 권유로 생애 첫 산문집을 선보인 이래 어느덧 세 번째 산문집을 발간한 그는 평생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해군 제독에서 이제 한 사람의 촌부로서 혹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 돌과 흙과 나무와 하늘을 바라보며 인생의 후반기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환경을 바꾸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분이나 노후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