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회적경제에서 배우는 변화의 힘 (빈곤과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
이상헌, 유한나, 신수경, 구가온, 김서연 | 여는길
16,200원 | 20250325 | 9791198518491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필리핀 연수단은 2024년 1월 필리핀 사회적 경제를 탐방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개발 도상국의 사회적경제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연수단은 서구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역사적, 지리적 맥락을 고려한 필리핀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과 의미를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책은 빈곤과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사회적경제의 역할을 탐구하는 책으로서, 필리핀과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을 연구하는 학습 공동체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특히,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확인된 협동조합 사례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이 이러한 사회적경제조직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여 전 세계 실무자와 지원 기관에 유익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2013년 이후, 한국의 협동조합은 10여 년 동안 급격히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의 협동조합 관련 법과 제도, 지원체계가 주로 연구되었다. 선진국 사례는 한국의 협동조합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해왔지만, 그들의 경제 규모, 정부 지원 규모, 시민사회의 역량 등은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반면, 식민지 경험과 개발도상국의 성장배경을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협동조합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중 필리핀은 협동조합 관련 법과 제도를 비교적 잘 갖추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필리핀이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후진국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필리핀의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열악한 사회구조, 경제적 특성이 협동조합 발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한국 협동조합이 직면한 한계와 과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큰 영감을 줄 수 있다. 여전히 다른 지역이나 국가의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각 국가가 처한 상황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리핀 협동조합 연구는 안정적인 제도와 지원체계, 조직 체계와 같은 기본기를 잘 갖추는 것의 중요성과 그것을 실천하는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필리핀 협동조합에 관한 성찰은 한국 협동조합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위한 제도와 지원체계, 조직 체계를 모색하는 데 유용한 논의의 기초가 될 것이다. - p41필리핀은 강한 시민사회 전통을 가지고 있어 사회적경제가 확산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ILO, 2021) 필리핀에서 사회적기업은 경제적 불평등, 빈곤, 환경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경제적 활동을 추구하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본 장에서는 필리핀 사회적기업의 등장과 발전, 개념적 정의, 현황과 유형, 그리고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주체와 지원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필리핀에서 사회적기업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90년대로 알려져 있다. 초창기 사회적기업은 농민운동과 사회운동의 성격을 띠며 시작되었다. 곧, 노동자들의 협력하여 경제적 여건을 공동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노동자-소유 기업의 형태였다.(Morato, 1994) 이후 사회적기업은 다양한 실천과 접목되며 확대되었는데(Dacanay, 2019), 이는 오랫동안 경제적 불평등과 높은 빈곤율을 해결하기 위해 활동했던 비영리조직과 NGO가 직면한 ‘개발의 역설’ 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인정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는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협력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자금 지원 이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주요 실행 모델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결과 필리핀에서 사회적기업은 제도화되었으며, 현재는 필리핀 개발계획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농업, 농촌 개발, 환경보호, 교육,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농업 분야의 예를 들면, 필리핀 농업부(DA; Department of Agriculture)가 아시아 사회적기업가연구소(ISEA; Institute for Social Entrepreneurship in Asia)와 협력하여 농업훈련센터(ATI; Agricultural Training Institute)를 통해 농업 가치사슬을 개발하고 농부, 청소년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농업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촉진하는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필리핀 사회적기업은 정부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p.76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라지만,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필리핀 2023년 국가통계청(PSA) 자료에 따르면 연간 1인당 빈곤 기준치(PhP) 다바오 지역의 빈곤율(16.0%)은 마닐라(2.4%)의 7.2배 수준이다. 600km가 넘는 군도 국가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교육/의료 인프라에 격차가 존재한다. 국제개발 NGO인 CAMP(Community Action for the Management of Poverty)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맞서 현지 주민들과 협력하여 교육, 건강(보건), 농업, 에너지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외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역 커뮤니티의 자립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주민들의 필요를 직접 듣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초기 CAMP는 지역의 필요에 기반해 교육과 건강 분야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필리핀의 많은 지역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고 교육의 질이 낮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 도서관과 유치원 건축 및 운영, 교사 교육, 학습 자료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이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건강(보건)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의료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이동식 진료소 운영, 예방 접종 캠페인을 통한 질병 예방, 그리고 주민들의 건강 인식 제고 및 자가 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보건 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활동은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