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추의 집권과정 연구
박순교 | 도서출판 지성인
27,000원 | 20180720 | 9788997631971
김춘추 주제, 국내외 박사 학위 논문1호
태종 무열왕 김춘추″
당시의 세계관에선 사해(四海)나 다름없는 중국, 일본, 고구려를 주유하며 주변 정세를 몸으로 느낀 역사상 유일무이한 제왕(帝王). 우리 역사상 최초로 묘호(太宗)와 시호(武烈)를 동시에 추존(追尊)받은 인물이자, 《삼국사기》,《삼국유사》모두가 한 시대의 획을 가르는 기준으로 서슴없이 꼽은 위인. 800년 분열을 마감하는 전단(前端)을 열며 한발 앞서 생동하는?외교를 몸소 펼쳤던 지략가. 이러한 김춘추의 행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에 깔고, 그의 여정을 면밀히 추적한 역저(力著)이자, 김춘추의 집권과정과 활약에 관한 국내외 박사학위 1호 저작이 출간됐다.(양장본 373쪽. 3만원)
본서는 왜 김춘추가 안온한 서라벌 귀족의 삶을 포기했으며, 일가마저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것은 무슨 까닭인지, 그의 행적뿐만 아니라 일가의 내력, 당시의 시대 상황을 핍진하게 추적한 결과물이다.
김춘추를 둘러싼 사실의 요체는 끊임없는 ‘실리’로 요약된다. 고립된 개인은 있을 수 없듯, 고립된 국가도 있을 수 없다. 김춘추는 종래 외교의 구태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신라는 살아남기 위해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켜야만 했고, 의심의 여지없이 김춘추는 최선의 선택과 노력을 다하였다. 고구려, 일본, 당으로의?사행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온군해 등 측근이 실제 희생당하기도 했다. 차디찬 한겨울 바람을 거스르며 먼 행로에 오른 것은 일견 무모한 치기로도 비친다. 당시 신라의 다른 귀족, 고구려나 백제, 일본, 당의 위정자들과 확실히 구별되는 김춘추의 현장 외교를 어찌 봐야 할 것인가. 이?고난을 향한 여정의 이면에는 어떤 정신, 이념이 내재된 것인지 집중 해부하고 있다.
저자는 김춘추의 이념에 따라 아들, 사위들은 모두 전장, 아니면 외교 일선에 투입됐고 딸들은 하나같이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됐으며, 당시의 관점으로나, 오늘의 관점으로나 일가가 모두 불행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또한 뼈를 동해에 묻겠다는 문무왕(김법민)의 사자후 역시 우연히 나온 결과가 아니었고, 한 시대를 바라보는 그간 일가의 응축된 가풍,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산물로 규정하면서, 통일은 김춘추의 선택에 힘입은 것이자, 화랑도가 아니라 외교의 힘에 의해 성사되었다는 시각에서 논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