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람  | 람라

11,700원  | 20231018  | 9791198483805

모든 깨달음은 자기기만이고 깨달음을 공표하는 것은 기망행위이다. 자신을 바꾸려는 너의 노력은 반드시 자기기만으로 이어진다. 너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대로 너라서 애를 쓰면 쓸수록 너의 한계만 분명해진다. 나는 결국에 너의 밥이고 너와 함께 이룰 창조완성의 준비를 마쳤다. 너의 자아는 말과 글이 뒤엉켜서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타래 같다. 말이나 글에 의지해서 겨우 버티다 덧없이 스러지는 것이 너의 에고다. 자기연민의 교묘한 속임수에 미혹되면 깨달았다고 착각한다. 모든 깨달음은 자기기만이고 깨달음을 공표하는 것은 기망행위이다. 인간은 아무도 유전자와 운명의 속박을 스스로 해제하지 못한다. 자신을 바꾸려는 너의 노력은 반드시 자기기만으로 이어진다. 생명은 별 부스러기들의 우연한 조합으로 생겨났다 ? 과학도 맹신하면 어느덧 미신이 된다. 과학은 생명과 우주의 근원과 목적을 규명하지 못한다. 수소 원자로부터 단세포 생명체를 거쳐서 인간에 이른 너는 138억 년 창조과정의 정점이다. 줄기차게 진행돼온 나의 창조가 아직은 얼뜨기인 너에게서 멈추겠나? 사람의 자아는 거짓의 대물림으로 형성됐고 인류의 문화도 온통 거짓의 총화다. 세상은 짧은 쾌락과 적극적인 고통을 교차시키며 하찮은 것에 중독을 유도한다. 중독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어느덧 무력감과 체념이 일상화되니 세상은 죽음의 늪이다. 죽음을 순순히 받아 들여야 영혼이 성숙한다는 헛소리에 현혹되지 마라. 죽음이라는 배경 때문에 삶이 아름답다고 자위하지 마라.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은 다 죽음의 원인이니 예술과 과학과 종교를 포함한 문명 전체가 그렇다.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한계극복의 첫걸음이지만 인간끼리는 결코 초월할 수 없는 굴레다. 너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대로 너라서 애를 쓰면 쓸수록 너의 한계만 분명 해진다. 나는 결국에 너의 밥이고 조만간에 너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사실을 너 스스로 믿어라. 아직 창조완성의 때가 아니라서 나고 죽기를 공연히 되풀이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나의 뜻을 모르면 덧없이 허망한 목숨이고 세상이다. 여태껏 예외 없이 모두 죽었지만 죽음을 당연시하지 마라. 영생은 획득해야할 새로운 형질이 아니라 회복해야할 본성이다. 지금의 너에게는 불가능한 꿈이 조만간에 불가피한 현실이 된다.

황지우  | 문학과지성사

11,700원  | 20150116  | 9788932026855

황지우 시집 <나는 너다>가 첫 출간(풀빛, 1987)된 지 28년 만에 '문학과지성 시인선 R' 시리즈 여섯번째 책으로 독자와 다시 만난다. 유신시대의 독재와 80년 5월 광주의 비극, 1980년대 내내 군부 독재가 거의 실존적 조건이던 시대상황 속에서 황지우의 시는 늘, 그 상황에 대한 치열한 시적 대응으로 자리했다.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983)와 두번째 시집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1985)로 1980년대 한국 시에 형태파괴시 혹은 해체시라는 거센 흐름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자, 세계와 자아에 대한 부정과 혐오, 긍정과 애정이 끝없이 길항하며 낳은 팽팽한 긴장과 정제된 서정성, 그리고 섬세한 언어 감각이 빚어낸 뛰어난 시들로 이성복과 함께 당대는 물론이요 이후로도 계속해서 한국 시의 뛰어난 자산일 수밖에 없는 시인이 바로 황지우다. 1987년에 발표된 <나는 너다>는 황지우의 세번째 시집이다. 앞서의 두 시집과 이후의 두 시집 <게 눈 속의 연꽃>(1990)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1998)의 연속선상에 있으면서 또한 분기점이기도 한 <나는 너다>는 "황지우식의 '겹의 언어'가 가장 실험적으로 드러나면서 난해성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집"(이인성/소설가)이자 "생략, 비약, 단절 같은 절제된 언어를 통해 갈등과 방황이 뒤섞인 사막의 체험, 즉 길 없는 곳에서 길을 찾는 갈증의 체험"(성민엽/문학평론가)기(記)다.

자혜  | 생각나눔

13,400원  | 20240920  | 9791170487593

너와 내가 따로 없는데, 너와 나를 너무 분리하다 보면 사악해지고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가는데 아귀다툼을 하다가 누구나 죽을 때 되면 후회하게 됩니다. 잘못 살았다는 후회를 하기 전에 참회를 해야 합니다. 분수를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는 누구고 나는 누구냐? 네가 나고 내가 너다』에는 마음을 닦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읽고 자신의 마음을 본 후, 책 뒤편의 마음 쓰는 공간에 꼭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정채봉  | 샘터

0원  | 20071030  | 9788946415638

처음으로 성인 동화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정채봉의 '생각하는 동화'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기심과 물질 만능주의등을 매섭고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을 저자 특유의 정갈한 언어로 표현했다. 그의 짧은 글과 잘 어울리는 이성표의 그림은 긴 여운을 남긴다. 겉 모습에만 치중하기보다 빈틈없이 속살을 찌우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잘 녹아나 있다.『나는 너다』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동심으로 돌아가 맑게 살기를 바랐던 정채봉의 소망이 잘 녹아들어 있는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