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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으)로 558개의 도서가 검색 되었습니다.
9788960909380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 (박용만 산문)

박용만  | 마음산책
15,300원  | 20250710  | 9788960909380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지금 두산그룹을 떠나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영인에서 삶의 경영인으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신간 『지금이 쌓여서 피어나는 인생』이 출간되었다. 첫 책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삶을 살아온 저자가 기업인으로서 소임에서 벗어나 처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 기대를 모은다. 첫 책이 경영 일선에서 경험한 굴곡들을 담았다면 새 책에서는 사회의 어른이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성찰한 바를 나눈다. 아내를 존경하는 애처가, 손자를 돌보는 할아버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이어가는 이웃으로서 일상의 소탈한 행복을 음미하는 모습이 폭넓은 독자에게 공감을 전한다.
9788960909540

이타미 준 나의 건축

유동룡  | 마음산책
20,700원  | 20250920  | 9788960909540
“나는 마지막 남은 손의 건축가다”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은 건축가 이타미 준 그의 삶과 건축 세계를 망라하다 아시아인 최초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개인전 개최,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 수훈, 재일한국인 최초 일본 ‘무라노 도고상’ 수상. 건축가 이타미 준은 만년에 화려한 명성을 거머쥐었으나,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남긴 건축물들은 묵묵하고 소박하다. 일본의 ‘먹의 집’ ‘여백의 집’ ‘석채의 교회’, 한국 제주의 ‘포도호텔’ ‘수·풍·석미술관’ ‘방주교회’와 같은 대표작들은 지역의 풍토와 특색을 살려 자연에 녹아든 건축으로 유명하다. 『이타미 준 나의 건축』은 건축가 이타미 준의 삶과 건축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한국인 2세로서 경계인이라는 정체성을 끌어안고 살아간 그는 건축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자문했다. 이 생애를 관통한 물음을 바탕으로 어떠한 경향이나 유행에 경도되지 않고, 절제와 조화의 미학이 엿보이는 독창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해나갔다.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1960년대 후반 이후에는 건축 관련 글을 왕성하게 기고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그가 타계하기 몇 해 전까지 써 내려간 글과 다채로운 사진 자료가 수록되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상적 경험에서부터 조선시대 건축과 예술에 대한 탐구, 영감을 주고받은 건축가 및 예술가와의 교류, 건축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설계 의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이타미 준의 딸이자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아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이화 건축가가 자료를 모으고 엮어 더욱 뜻깊은 한 권이다.
9788989351818

박찬욱의 몽타주

박찬욱  | 마음산책
12,600원  | 20220315  | 9788989351818
액션과 컷 사이의 유쾌한 문장들 『박찬욱의 몽타주』는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박찬욱 감독의 진면목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그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칼럼, 에세이, 인터뷰, 영화평, 제작일지 등의 글들이 모여 ‘매력적으로 뻔뻔한’ 박찬욱 감독의 몽타주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과 액션과 컷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유쾌한 문장으로 풀어놓았다. 감독 데뷔 시절부터 여러 매체에 틈틈이 기고해온 박찬욱은 글 잘 쓰는 감독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정작 이 책에 실린 글 중 “내가 쓰고 싶어 쓴 글은 하나도 없다”고 털어놓는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이후에는 청탁을 거절하지 못해 썼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화 마니아들과 비평가, 글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박찬욱 감독의 만만찮은 필력을 아낌없이 인정한다. 분명 그의 철저한 프로 의식과 열정이 깃든 덕분이다. 그의 글에는 즐거움이라는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스스로 ‘쓰고 싶어 안달이 나서 쓰듯이’ 썼기에 그 재미가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감독은 여유와 낙천성, 특유의 유머를 아낌없이 발휘하면서도 정곡을 놓치지 않는다. 이는 「철학자」라는 글에서 밝힌 것처럼 “어떤 생각이든 래디컬하게, 즉 뿌리까지 깊게 파내려가지 않으면 별로 가치가 없다”(p. 21)는 철저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키득거리며 웃게 만들면서도 긴장과 밀도, 치밀함을 유지하는 그의 글은 캐주얼하면서도 래디컬하다. 무엇보다 ‘즐거움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준다.
9788960909526

불이 켜지기 전에 (영화가 끝나고 남겨진 마음들)

김소미  | 마음산책
15,300원  | 20250910  | 9788960909526
영화가 끝나고 남겨진 마음들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하여 《씨네21》 김소미 기자의 첫 산문집 『불이 켜지기 전에』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김소미 기자는 글과 말, 비평과 대화를 통해 영화와 관객 사이를 매개하고 있는 9년 차 영화기자이다. 적확한 문장과 사려 깊은 진행으로 “영화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공히 신뢰하는”(김혜리 기자) 그는 이번 책을 통해서 극장 불이 켜지기 전까지 자리를 못 벗어나게 하는 영화의 매혹과 영화가 끝난 뒤 시작되는 영화기자의 삶에 대해 들려준다. 공포영화 〈주온〉을 보면서 처음 영화에 빠져들었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해 영화감독을 꿈꾸던 대학생 시기를 거쳐 《씨네21》 취재팀장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보는’ 사람이 ‘보고 듣고 쓰고 말하는’ 사람으로 확장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영화기자로서 영화를 보고, 인터뷰이의 말을 듣고, 매주 마감하고, GV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나날은 부담감과 피로 속에서도 찰나의 아름다움을 빚는다. 이 책에는 영화 보기가 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영화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OTT 플랫폼이 등장하고 숏폼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가 사라지지 않을지 우려되는 시대에, 영화에 얽힌 김소미 기자의 추억과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미래를 다시금 희망찬 모습으로 그리게 된다.
9788960909571

별일 (최은미 짧은 소설)

최은미  | 마음산책
15,120원  | 20251030  | 9788960909571
일상의 뒤편에서 일어나는 별일들 낯선 만남과 이상한 위로 2025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 최은미 작가의 첫 짧은 소설집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비롯해 2025년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최은미 작가의 첫 짧은 소설집 『별일』이 출간되었다. 책에는 2020년 6월 웹진 《비유》에 발표한 「이상한 이야기」부터 2025년 6월에 완성한 「여름 출타」까지 지난 5년 사이 작가가 집필한 짧은 소설 열한 편이 수록되어 있다. 평범한 일상을 절개하면 드러나는 폭력과 불안, 죄책감 같은 끈적이는 감정을 향한 최은미의 응시는 여전히 선연하다. 여기에 더해 “짧은 소설로라면 무엇이든 쓸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형식적 제약이 가져다준 자유로움에 힘입어 작가는 그간 보여줬던 색깔에 유머라는 새로운 면모를 더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집요한 시선에 은근한 아이러니와 위트가 섞이면서 한층 더 폭넓어진 최은미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일상의 여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림작가 수하의 삽화는 단조로워 보이는 생활의 이면을 상상하게 한다.
9788960909458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큰글자도서) (웃음과 눈물의 절묘함 특별한 짧은 소설)

이기호  | 마음산책
36,000원  | 20250825  | 9788960909458
재기 넘치는 문체, 매력적인 캐릭터, 시대를 포착하는 날렵한 서사 웃음과 눈물의 절묘한 만남, 작가 이기호의 짧은 소설 40편 “2000년대 문학이 선사하는 여러 유쾌함들 중에서도 가장 ‘개념 있는’ 유쾌함 중의 하나(문학평론가 신형철)” “웃고 싶은가, 울고 싶은가, 그럼 ‘이기호’를 읽으면 된다(소설가 박범신)” “이기호의 소설에는 심장 박동 소리가 난다(시인 함민복)”. 그럴싸한 포장 없이 능란한 거짓말 없이 우직하게도 이야기꾼의 행보를 이어왔다. 등단 15년이 넘었음에도 어떠한 피로감 없이 소모 없이 새로운 감각의 독보적 이야기꾼이라는 신뢰가 여전하다. 2000년대 등장한 이래 희비극적이라 할 그만의 월드를 축조했던 작가 이기호. 그의 특별한 짧은 소설을 한 권에 담았다.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 정이현의 『말하자면 좋은 사람』에 이은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의 세 번째인 이 책은 단편소설보다 짧은 이야기 모음집이지만 여운은 더욱 길다. 어디서나 펼쳐 읽기에 부담이 없는 호흡으로 압축적이고 밀도 있는 글쓰기를 보여준다. 이 짧은 소설들은 마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손바닥소설이 자아내는 깊이를 재현한 듯 읽는 재미와 묵직한 통찰이 있는 되새기기에 좋은 이야기들인 것이다. 일간지에 인기리에 연재한 짧은 소설 가운데 작가가 애착을 가지고 직접 선별한 40편을 새롭게 다듬어 일반 소설의 규모와 무게에 견주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작품집으로 거듭났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개인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현재를 관통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폼 나는 사람들, 세련된 사람들이 아닌 좌충우돌 전전긍긍 갈팡질팡 하는 우여곡절 많은 평범한 사람들, 그렇게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 맞닥뜨린 어떤 순간을 작가는 호명해낸다. 솔직하고 정직한 이 사람들의 ‘지지리 궁상’들을 특유의 비애와 익살로 되살린다. 이름하여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들. 대학 졸업 후 계속되는 취업 낙방으로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변해가는 ‘우리’가 강원도의 한 밭에서 배추 출하를 목전에 둔 사연, 서른 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여자 친구를 사귀어보지 못한 ‘그’가 동물원에서 한 첫 데이트의 결말, 아내와 자식을 사고로 잃고 집의 침대에선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한 남성이 마침내 침대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된 순간, SNS의 세계에서 ‘멋진 남자’로 살아가는 남편의 이중생활을 바라보는 아내의 솔직한 심경,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서 자살을 기도 중인 ‘내’가 수상쩍은 한 사내와 보내게 된 어느 밤, 카드 값 때문에 아내를 피해 산으로 도망쳐 숙식하게 된 한 가장이 별에게 하는 말, 점점 세상과의 끈이 없어져 집안에 틀어박히게 된 남자가 몇 년 만의 외출을 하게 된 날 벌어진 일……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세상사가 마음처럼 쉽지 않음을 알게 된 이들이 마주한 ‘당혹스러운’ 순간들이다. 하지만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이 순간들이 그들에게는 체념과 자조가 아닌, 그럼에도 기꺼이 생의 알 수 없는 고통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긍정의 태도를 의미한다. 무작정의 긍정이 아닌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성실한 긍정에 불순물은 없다. 그렇게 작가는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모든 세상의 ‘아마추어들’을 위로한다. 유머를 한껏 장착한 채.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박선경의 그림을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박선경은 해방촌 스튜디오 오픈전을 비롯해 여러 전시회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다수의 책에 그림을 실으며 존재감을 뚜렷이 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치 있는 18컷의 그림은 자체로 책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9788960909564

번역가의 단어 (시적인 기술에 대하여)

정은귀  | 마음산책
15,120원  | 20251010  | 9788960909564
“시인이 만든 시의 법에 다른 언어의 옷을 입고도 온전히 포박되기를. 그게 나의 바람이다.” 번역으로 시의 세계를 넓히는 영문학자 정은귀, 시를 옮기는 마음에 새겨진 단어를 사유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루이즈 글릭의 시 전집, 앤 섹스턴,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캐시 박 홍 등 영미 시인들의 시를 우리말로, 심보선, 이성복, 강은교, 황인찬 등 한국 시인들의 시를 영어로 옮겨온 영문학자 정은귀의 신작 『번역가의 단어』가 출간되었다. 『번역가의 단어』는 『딸기 따러 가자』(2022)와 『나를 기쁘게 하는 색깔』(2023)에 이어 마음산책에서 펴내는 정은귀의 세 번째 산문집이다. 『딸기 따러 가자』가 고립과 불안을 견디게 하는 인디언의 말을, 『나를 기쁘게 하는 색깔』이 타인의 슬픔을 통과하는 시 읽기를 이야기했다면 『번역가의 단어』는 ‘번역하는 사람’으로서 그 마음에 남겨진 단어들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A부터 Z까지 이어지는 단어들은 ‘번역’에 관한 신비롭고 첨예한 문제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들려준다. 완벽한 번역은 가능한가? 번역은 불가능을 항해하는 일이다. 특히 언어의 소리와 리듬, 여백을 장치로 삼는 시를 번역하는 일은 원문의 훼손과 상실을 수반한다. 저자는 그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문화의 웅숭깊은 간극을 용감히 뛰어넘는 번역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9788960909274

숲을 읽는 사람 (식물분류학자가 채집한 초록의 목소리)

허태임  | 마음산책
15,300원  | 20250405  | 9788960909274
식물의 언어로 세상을 읽는 사람 사라져가는 초목을 수호하는 식물분류학자의 일과 삶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일하고 있는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신간 산문집 『숲을 읽는 사람』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식물분류학자로서 일하는 풍경과 그 과정에서 마주친 식물들에 대해 들려준다. 식물분류학자 하면 조용한 연구실에 앉아 식물 표본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지만, 저자가 일하는 현장은 그와 달리 때로 여러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험준한 산속이다. 책에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식물들을 추적하고 기록해 자연을 복원해나가는 여정이 그려진다. 나희덕 시인이 추천사에 적은 것처럼 허태임 저자는 식물의 언어로 세상을 읽어내는 “식물적 인간”이다. 그의 세심한 시선을 거쳐 찔레꽃, 팽나무, 붉나무, 박주가리, 너도밤나무 같은 초목들이 생기롭게 되살아난다. 직접 찍은 산과 식물들의 사진은 생생함을 더한다. 식물을 들여다볼 때마다 나는 사랑의 끈 같은 것을 생각한다. 서로를 잇고 있는 끈을. 겨우내 눈 속에 묻혔던 씨앗은 다음 봄이 오면 되도록 좋은 유전자를 고루 섞은 새로운 싹으로 피어난다. 그 싹은 군락을 키우고 영토를 넓히는 방식으로 힘을 보태 세대를 잇는다. - 『숲을 읽는 사람』에서
9788960909175

프루스트의 문장들 (인간의 감정을 극한까지 파고들다)

마르셀 프루스트  | 마음산책
15,300원  | 20250210  | 9788960909175
“문학은 인류의 언어로, 국경과 시대를 넘어 소통하게 해준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진수가 담긴 문장들 20세기 문학의 초석을 닦은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문학을 넘어 철학, 심리학, 대중예술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후대 작가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루스트는 독창적인 문체와 세밀한 묘사로 기억과 시간을 탐구하고 예술의 본질과 역할을 고찰하며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부했다. 다만 프랑스문학사에 우뚝 서 있는 필생의 역작은 방대한 분량과 길고 난해한 문장 때문에 독자의 등정을 순순히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루스트의 문장들』은 전공자도 완독하기 힘들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비롯해 소설과 산문, 비평, 편지 등에서 엄선한 문장들을 엮은 책이다. ‘문학과 예술’, ‘사랑하는 대상’, ‘인간의 내면’, ‘동시대 시민’, ‘감정과 정념’, ‘자연과 묘사’라는 주제별로 묶인 문장들은 독자가 ‘프루스트의 세계’로 좀 더 수월히 진입하게 돕는다. 프루스트는 오랜 시간 자신이 쓴 소설보다 ‘마들렌과 차’라는 이미지로 향유되어왔다. 그러나 프루스트가 쓴 문장들을 살펴보면 그는 문학과 예술의 열렬한 예찬자인 동시에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는 남자였고, 동시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소리 내는 시민이자 병약한 신체적 한계를 작품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작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학의 거장이 남긴 주옥같은 문장들은 프루스트의 진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브뤼헐의 그림이 드러내 보여주는 듯한 세밀한 인간사의 모든 것을 탐구하다 지친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간을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인간은 계속 사랑하고, 질투하고, 예술작품과 더불어 황홀해하고, 애도하며, 세상은 이렇게 계속된다. 결국 작가의 책무는 이런 삶을 번역해내는 것이다. 삶이 있어 문학이 이루어지고 문학은 삶을 되찾아준다. ─「들어가며」에서 문학과 예술로 삶의 본질을 해석한 탐구자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프루스트 1871년 프랑스 파리에서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프루스트는 자연스럽게 상류층 문화를 익혀 문학과 예술,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일찍이 관심을 두었던 글쓰기에 타고난 재능까지 겸비한 그는 선생님이 지나치다고 말할 정도로 낭만적이고 극적인 풍경 묘사를 즐겼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시각과 세부 사항을 표현하는 힘은 예술적인 문장을 쓰겠다는 욕망과 사소한 것에도 쉽게 몰두하는 끈기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예술을 통해서만 우리는 스스로에게서 벗어나 타인이 보는 다른 세계를 볼 수 있고, 달의 정경만큼 알려지지 않은 풍경을 볼 수 있다. ─「7편 되찾은 시간」『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프루스트는 예술이 인간의 경험을 기록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기억하게 만든다고 여겼다. 나아가 문학은 삶의 본질과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인식했다. “예술작품이야말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문학작품의 소재는 나의 지나간 삶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는 문장 그대로 프루스트의 예술가적 기질과 소설가로서 책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이런 점을 유념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자주 등장하는 길고 복잡한 문장을 미술작품 감상하듯 면밀히 읽는다면 그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동시대의 세심한 관찰자 정교하게 그려낸 사회의 초상 프루스트는 작품을 통해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에 관여했다. 상류사회의 위선과 허영,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19세기 귀족들의 쇠락, 드레퓌스사건 같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그러나 그의 비판은 단순히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고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성찰과 사회의 책임을 촉구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탈진한 드레퓌스에게 다시 용기를 내어 소송하라고 요청하는 판사들이라니, 프랑스 군대와 프랑스에 정말 불행한 일이에요. 어쩌면 이미 완전히 훼손된 정신력을 동원해야 하는 노력이 드레퓌스를 지탱해줄 거예요. 이제 종결되어가고 있으니까요. 사회적 인정을 되찾았고 신체적 자유를 돌려받았으니 더 나아지는 일만 남았어요. ─『프루스트 서한집』에서 특히 1894년, 프랑스 육군의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가 스파이 혐의로 부당하게 기소된 드레퓌스사건에 대해서는 ‘정치적·사회적 불의의 상징이자 반유대주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했다.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뿐만 아니라 작품 안에서도 해당 사건을 비롯한 당시 프랑스 사회의 분열과 갈등, 개인의 정체성과 도덕적 선택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동시대 세태를 다각도로 관찰하고 문학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프루스트의 문장들은 21세기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9788960909090

마음사전(큰글자도서)

김소연  | 마음산책
39,000원  | 20241128  | 9788960909090
'마음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포착한 사전. 시인 김소연이 만들었다. 〈표준국어대사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언어학적인 정의, 보편적인 정의를 과감히 배제한 채, 총 300개 낱말들을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렸다. 무려 십 수 년 전부터 '마음 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긋고, 주석을 달며' 말해왔다는 김소연 시인. 그간의 공력으로 완성된 〈마음사전〉은, '마음의 바탕을 이루는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과 그 언저리의 낱말과 사물들'을 찬찬히 둘러보게 한다.
9788960909434

시 쓰기 안내서

메리 올리버  | 마음산책
15,120원  | 20250825  | 9788960909434
시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힘이다 “결국 시는 단어들의 집합이 아니라 추위에 떠는 이들을 위한 불이며, 길 잃은 이들에게 내려진 밧줄이며, 굶주린 자들의 주머니 속 빵처럼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무수한 독자를 위로해온 「기러기」의 시인,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한강, 김연수, 김소연, 이제니 등 수많은 문인들이 아껴 읽은 메리 올리버의 『시 쓰기 안내서』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된다. 꾸밈없는 시적 언어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외해온 시인의 창작 비밀이 담긴 책으로, 시를 쓰고 더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이끄는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배울 수 있고, 배워야만 하는 건 아주 많다. 이 책에는 그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 『시 쓰기 안내서』는 정직한 제목처럼 시어의 소리, 시에서 행 나누기의 효과, 시적 형식, 어조, 이미지, 고쳐쓰기에 이르기까지 시 창작의 모든 과정에 대해 자상하면서도 엄정한 가르침을 전하는 책이다. 메리 올리버는 이 책에서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교사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증명한다. 윌리엄 워즈워스와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등 그에게 시적 영감을 불어넣어준 영미 시인들의 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시 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적인 조언과 더불어, 그보다 폭넓은 문학과 예술 전반에 대한 마음가짐을 아우른다. “시란 태도이며 기도이다. 시는 종이 위에서 노래하고, 그 노래는 종이 밖으로 울려 퍼진다” 이 책은 시 쓰기를 꿈꾸는 이들이 창작의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시를 읽는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환영하고자 쓰였다. 시가 태어나는 과정, 시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시인이 쏟는 시간과 노력을 이해함으로써 독자 또한 마침내 ‘시’라는 경이로운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책에 담긴 메리 올리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안 독자는 사랑하는 시인을 문학적 스승이자 벗으로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한다. 시를 아끼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메리 올리버의 초대장과 같은 책이다.
9788960909373

애정 행각

니키리, 임지은  | 마음산책
15,120원  | 20250630  | 9788960909373
세계적인 아티스트 니키리의 첫 번째 저서 에세이스트 임지은과 나눈 대화의 기록 〈프로젝트〉 〈파츠〉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아티스트 니키리의 첫 번째 저서 『애정 행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니키리가 절친한 친구인 에세이스트 임지은과 2년여에 걸쳐 나눈 대화의 결과물이다. 두 저자는 짓궂은 농담과 진지한 사유를 오가면서 예술과 사랑, 삶과 죽음, 인공과 자연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정 행각』은 예술가라는 것이 곧 정체성인 ‘본투비’ 아티스트 니키리를 조명한다. 니키리가 페인팅 작업에 처음 도전하는 이야기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일화, 좋은 예술이 지녀야 할 조건에 대한 대화가 펼쳐진다. 아티스트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니키리가 삶에 관해 품은 생각들도 만나볼 수 있다. 임지은은 우정의 파트너이자 정확한 관찰자로 임하면서, 늘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니고, 나이 듦을 두려워하며,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오직 현재에 집중하는 ‘탐미주의자’ 니키리의 진솔한 모습을 끌어낸다. 이 책은 부로 나뉘지 않고 소제목이 계속 이어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곁에서 대화를 직접 듣는 것 같은 생생한 리듬을 느끼게 한다. 책 사이사이에는 니키리가 직접 쓴 짧은 글과 전시를 위해 작성한 작가 노트 등이 실려 있다. 책 표지로는 니키리가 직접 그린 그림이 사용되었다. 『애정 행각』에는 니키리의 글과 말, 그림이 모두 담겨 있어 그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임지은 니키는…… 움직여. ‘나는 너를 생각한다’를 말로만 해서는 전달 안 된다는 걸 아는 사람 같아. 나 너 챙긴다, 하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나를 챙겨.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그냥 사랑을 하지. 세상을 사는 법을 말하는 대신에 세상을 살아. 삶을 아끼고 사랑하자고 말하는 대신에 그냥 삶에서 움직이고 즐기고 다니지. 나는 그런 걸 훔치고 싶어. 니키리 난 애정 행각을 벌이고 다니는 거지. -『애정 행각』에서
9788960909427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

김경욱  | 마음산책
15,120원  | 20250815  | 9788960909427
“글쓰기의 두려움이 한밤의 어둠처럼 덮쳐 올 때마다 함께한 그 순간들이 빛이 되어주기를” “글쓰기의 두려움이 한밤의 어둠처럼 덮쳐 올 때마다 함께한 그 순간들이 빛이 되어주기를” 홀로 쓰고 함께 벼리는 삶의 내면 고백 32년 차 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글쓰기 교수 김경욱 첫 산문집 제37회 한국일보문학상, 제40회 동인문학상, 제53회 현대문학상, 제3회 김승옥문학상, 제40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얻은 별칭 “진화하는 소설 기계”(서영채 문학평론가)에 걸맞은 행보를 이어온 작가 김경욱의 첫 산문집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는 등단한 지 서른 해가 지나도록 줄곧 소설 쓰기만을 고집해온 김경욱이 처음 선보이는 산문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책에는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에 부임해 현재까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가 20년 동안 학생들을 만나면서 마주해야 했던 질문들, 글쓰기 앞에서 여전히 곤궁해지는 순간,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포착해낸 삶의 면면 등이 특유의 유쾌하고 날렵한 문체로 담겼다. 안다는 사실보다 다 안다는 생각이 걸림돌이 되는 법이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무언가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소설 쓰기라면. 이해한다는 건 그 영어 단어의 만듦새 그대로 목적어보다 낮은(under) 곳에 서보는(stand) 일이니. 우리가 소설적 진실이라 직감하는 대목은 어떤 믿음이나 확신에 번쩍 금이 가는 순간과 포개지기 마련이니. _본문에서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에서 작가는 성급히 결론으로 향하지 않는다. 좋은 제목 짓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도, 긴 글 쓰기와 짧은 글 쓰기의 차이를 말할 때도 직접적이고 빠른 해답을 건네주는 대신 독자가 얼기설기 엮인 문장들의 틈새를 산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무겁지도 버겁지도 않은 문장 사이를 산뜻하게 거닐다 보면 글쓰기의 본질에 절로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과의 20년, “예의 바른 말투로 날아드는 도발적인 질문들”과 함께 골몰한 글쓰기의 본질 소설가로 등단한 지 10여 년, 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낯선 예술 학교에 부임한 김경욱 작가는 교수라는 우위를 지키며 학생들 앞에 서기보다는 함께 골몰하는 자로서 시간을 보낸다. 먼저 선(先) 날 생(生), 먼저 태어나 앞서 써온 작가로서 김경욱은 예술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란 무엇인가’라는 난제에 답을 들려주기 위해 각고한다. 온 마음이 꿀에 적셔진 듯 조용히 기뻤다. 강의실에서 밑도 끝도 없이 울고 싶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학생들은 나를 시험한 게 아니다. 그들은 진정 궁금했던 거다. 색깔도 없고 소리도 없는 글자 더미에 왜 마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지. 그리고 나는 두려웠던 거다.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들이. _본문에서 책에는 소설가를 지망하는 학생들과 생활하며 김경욱이 끝내 가닿은 통찰이 빼곡하다. 그럼에도 온전한 깨달음은 “질문의 양식”인 소설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기에, 김경욱의 깨달음은 언제나 또 다른 질문을 이끈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에서 질문과 깨달음은 경쾌한 탁구 랠리처럼 이어져 어느새 글에 대한 사유를 풍성하고도 단단하게 공글린다. ‘쓰기’를 지탱하는 ‘읽기’ 기대어 쓴 문장들 『저에게 재능이 있나요?』는 쓰는 사람의 자양분은 읽기라는 것을 일깨운다. 작가는 반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야기는 그리거나 적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임을 전하고, 팀 오브라이언의 단편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을 읽으면서 자신의 체험을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기까지 느꼈을 고통에 탄복한다. 작가만의 관점으로 열일곱 권의 책에서 가져온 각기 다른 문장들은 꾸준히 나아가는 작가에게 무수한 읽기의 시간이 있었음을 독자가 여실히 느끼도록 한다. 내게 소설의 문장이란 (내면) 고백이거나 (세계) 묘사였다. 『이방인』의 첫 줄을 접하기 전까지는. “아니, 어쩌면 어제.” 이것은 묘사인가 고백인가. 그 문장을 만나고야 나는 알았다. 세계에 대한 묘사로도 내면을 고백할 수 있다는 걸. 내면 고백으로도 세계를 묘사할 수 있다는 걸. 고백하면서 동시에 묘사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걸. _본문에서 잇따르는 크고 작은 좌절에도 쓰기를 멈출 수 없는 독자라면 ‘재능’이 결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창작’이란 꾸준한 노동을 수반함을 말하는 이 책에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9788960909588

나는 드라이어로 내 속눈썹을 말린다

지르카 엘스파스  | 마음산책
11,700원  | 20251105  | 9788960909588
“실례지만 내가 나여도 될까요” 독일의 젊은 시인 지르카 엘스파스 국내 첫 출간되는 데뷔 시집 “엘스파스의 시는 이렇게 시적이라고 믿어온 것들과 멀어짐으로써 더 생생하고 정확해진다.” ─김소연 시인 추천 언어를 공부하고 견디면서 발명하듯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 독일-오스트리아를 오가며 언어와 문학을 배우고, 2022년 첫 시집 『나는 드라이어로 내 속눈썹을 말린다』를 출간한 지르카 엘스파스다. 시집은 출간 직후 오스트리아 도서상 신인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24년에는 독일 비스바덴에서 젊은 시인에게 수여하는 오르필 시문학상 데뷔 부문에 선정되며 독일어권 문학계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현재 엘스파스는 시 독자층 확산에 기여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언어 감각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는 드라이어로 내 속눈썹을 말린다』의 국내 출간은 욘 포세, 파울로 코엘료, 이언 매큐언 등 굵직한 문학작품을 번역해온 박경희 번역가와 언어의 결을 헤아리는 김소연 시인의 씩씩한 투합으로 “촉진”되었다. 뮌헨에 거주 중인 박경희 번역가가 레지던시 참여차 같은 지역에 머물던 김소연 시인에게 엘스파스의 시를 소개한 것. 오로지 즐거움으로 시를 옮긴 번역가와 한눈에 그 진가를 알아본 눈 밝은 시인 덕에 출간이 성사되었다. 김소연 시인은 “지르카 엘스파스의 시는 짜여진 대로 감각해온 인류의 오랜 각본을 거절한다”면서 “얼핏 어긋나 보이는 언어의 배열은 예민한 생눈을 지닌 시인에겐 이 세계가 작동되는 방식에 대한 오해 없고 각본 없는 진실들이다”라는 말로 새로운 시인의 출현을 반겼다. 지르카 엘스파스는 SNS라는 디지털 공간에서 글과 이미지를 조합하여 내면의 언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데 주력해왔다. 이 시집은 그 실험의 결정체이자 오늘날 독일 시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지금 엘스파스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한 세대가 자신을 말하기 위해 어떤 언어를 선택하는지 아는 일과도 같다.
9788960909342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박참새  | 마음산책
15,300원  | 20250620  | 9788960909342
“요동치는 글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얼마큼의 무게를 견디며 썼는지.” 삶과 문학을 오가며 맥진하는 문장들 제4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인 박참새 첫 산문집 출간 제42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정신머리』에서 첨예한 시적 감각을 보여준 시인 박참새의 첫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은 시인이 오랜 시간 응축해온 “활화산처럼 들끓는 에너지”를 시집에 분출한 뒤 처음 선보이는 단독 신작이다. 책에는 수상과 시집 출간 이후 쏟아진 온갖 종류의 관심, 그럼에도 여전한 생활의 고단함, 사회 현안에 대해 침묵하며 느끼는 수치심, 자고 떨고 울면서 보내는 무딘 나날, 스스로를 지켜줄 유일한 장치인 책으로의 도피 등 젊은 시인의 초상이 면면이 아로새겨져 있다. 박참새에게 출처 없는 슬픔은 사는 동안 이고 지고 가야 할 숙명과도 같다. 유별한 정동이라기보다는 ‘정신’과 ‘머리’에 덕지덕지 엉겨 붙은 감정의 디폴트값에 가깝다. 시인은 자신부터 가족, 타인, 세상, 시, 급기야는 ‘살아 있음’ 자체에 이르기까지 삶을 건너가며 조우하는 슬픔을 고백한다. 젊음을 관통하는 이러한 침잠은, 그러나 종내에는 글쓰기를 추동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일러두기* 본문 27,35,42,43,53,79,91,114,115,125,141,148,159,168,182,189,194,199 쪽의 글자가 번지는 효과는 저자가 의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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