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풍아(국역본) (국역본)
김형만 지음 | 에코미디어
27,000원 | 20240405 | 9788997482726
『면성풍아綿城風雅』는 무안 지역에 전해오는 역대의 시를 모아 1938년 무안향교에서 발간한 시집이다. 석판본 2권 1책으로 되어 있으며, 제1권 책 머리에는 박하상의 서문과 서안수의 서문이 실려있고, 제2권 말미에는 유재오, 박현린, 김순형의 발문 3편이 실려있다. 제1권에는 박문오의 「퇴휴」 시를 비롯하여 오언절구, 오언율시, 칠언절구의 시가, 제2권에는 김대경의 「적안로」 시를 비롯하여 칠언율시의 시가 실려있다. 다만 칠언율시가 삼분지 이를 넘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유재오의 발문에 따르면, 이 『면성풍아』의 편집 발간을 위한 논의가 1936년 가을에 있었고, 1938년 봄에 인쇄에 부쳤다 하였다. 그리하여 실제 인쇄는 1938년 12월 15일, 발행은 12월 20일에 이루어진 것을 서지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또한, 당시를 기준으로 멀게는 사 오백 년, 가깝게는 일 이백 년 전의 시를 찾아 모았다고 하였으니, 지금으로부터 오 육백 년 전의 시에 이르기까지 수집 정리하여, 박하상과 김순형의 편집을 거쳐 발간한 것이다.
다행히 이 풍아집의 부록에는 「면성풍아간소임원록綿城風雅刊所任員錄」이 실려있어 당시의 사정을 얼마간 유추해볼 수 있겠다. 38인의 발기인, 간사 15인, 집단輯單 6인, 서기 3인, 감인監印 2인, 장화掌貨 3인, 편집 2인, 총 69인의 성명이 수록되어있는데, 요즘으로 말하자면 간행위원회를 두고 본서의 원활한 간행을 위해 각각 일을 분담하고, 지혜와 재물과 힘을 모았던 것이라 하겠다. 그 가운데 감인은 인쇄물을 원고와 대조하여 틀린 글자를 바로잡는 일을 맡은 사람을, 장화는 재화나 금전의 조달이나 출납을 관장하던 사람을, 집단은 단자單子의 수집책을 말하는 것이다. 본서에 수록할 전반적인 기존의 시문 자료를 수집하는 데서부터, 지역 인사들의 집안이나 문중 등에 소장하고 있는 시문까지도, 본서의 수집 범위나 편찬 방향에 따라, 단자를 모아 빠짐이 없도록 독려하는 역할까지 담당했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빠뜨린 시문, 수록되지 못한 시문이 상당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여러 유학자의 시문집 등에 실려있는 시를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시문집 유고를 남긴 유학자 시인의 시가 아예 한 수도 실리지 않았던 것 또한 알 수 있다. 그래서 편집을 주간한 박하상이 서문에서 ‘다만 시가 드러나기도 하고 숨어있기도 한 것은 운수나 이치가 그 사이에 있다 할 것’이라 한 것이 이것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한편, 생각해보면 1년 남짓한 기간에 이처럼 많은 시를 수집했다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아마도 무안 지역에는 이 『면성풍아』 발간 이전에 이미 다른 시문집들이 산재해 있어서, 이를 토대로, 새로운 시문도 이때 발굴 수집하여 함께 수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자료들은 민멸泯滅되기 전에 하루빨리 수집 정리 발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