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운명을 보다: 물상 명리학 세트 (개정판)
김민조, 이준성 | 이안애
32,400원 | 20251127 | 9791195275397
맨 처음 『자연으로 운명을 보다』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고 난 뒤, 제 마음 한구석에는 늘 허전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마치 겨울나무가 꽃을 피웠으나 아직 열매는 맺지 못한 듯한 공허감이었지요. 언젠가는 더 알찬 내용으로 다시 써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세월만 흘려 보냈습니다.
결심을 하고 다시 글을 쓰려 하니, 생각처럼 술술 풀리지 않아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완성하고 나서도 시원하기보다는 또다시 허전함이 찾아왔습니다.
역학에 입문한 지 어느덧 40년이 되었지만, 아직 완전한 경지에 이른 적은 없었습니다. 알 것 같다 가도 다시 멀어지고, 잡힐 듯하다 가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 아득함 이야말로 저를 붙잡아온 역학의 매력이었습니다.
처음 입문했을 때는 운이 좋다, 나쁘다, 배우자 복이 있다, 없다. 재물복이 있다, 없다는 단순한 길흉의 판별이 전부라고 여겼습니다. 상담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 운세를 맞추는 것이 실력이라 믿고, 오로지 운의 흐름을 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수만 명의 사주를 접하면서 깨달은 것은, 좋은 운과 나쁜 운의 기준이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행운이라 여겼던 일이 훗날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불운이라 여겼던 일이 오히려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꽃 비가 흩날려 땅에 떨어져 거름이 되듯, 운명의 길도 그렇게 예측을 넘어서는 흐름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역학은 운명을 단순히 예측하는 학문이 아니라, 자신의 그릇과 주어진 조건을 비추어 보는 거울이라는 것을.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는 하늘과 땅이 새겨 놓은 기운의 문장일 뿐, 그 자체가 곧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그 위에 더해지는 개인의 노력과 선택이야 말로 운명의 진짜 움직임을 일으킵니다.
우주의 기운이 밤과 낮을 나누듯, 인생 또한 누구에게나 어둠과 밝음이 공존합니다. 그러니 인생은 완전한 행복도, 완전한 불행도 아닌, 빛과 그림자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입니다.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마지막 문장이 말하듯, 인생은 그렇게 불행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행복하지도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절망에 빠질 필요도, 잘났다고 교만해 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 40년 동안 역학을 공부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사주를 나누며 제가 조금이나마 터득한 원리입니다.
이번에 책을 다시 쓰면서는 반복되는 이론을 정리하고, 경험에서 길어 올린 물상과 이론을 접목해 나름의 해석을 해서 ‘사주실예’를 덧붙였습니다.
사람이 감히 운명을 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력이지만, 사주 해석의 길을 찾아 오늘도 정답을 구하지 못해 헤매는 분들께 이 책이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5년 가을에
김 민 조
오랜만에 “자연으로 운명을 보다”가 개정 되었습니다.
개정된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사주 실예(四柱 實例)가 추가되었으며 이들 사주를 일반적 통변이 아닌 물상적 관점에서 통변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때로는 통변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숙고하고 읽으면 그 함축된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통변들을 숙지하면 한 차원 높은 사주 팔자의 이해를 숙달하여, 한 개체의 삶을 쉽고 정확하게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이 모든 것은 김민조 원장님의 해박하고 깊은 지식이 없었더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물상으로 풀어나가는 사주 팔자는 천간 지지의 글자를 그림 즉 자연화하여 풀이하는 것 입니다. 하여 육친, 12신살이나 운성등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으나 일반 사주 통변도 함께 공부하는 관점에서 이들을 도식에 넣었습니다.
12신살은 연지(年支)를 삼합화하여 기재하였고 12운성은 일간을 중심(봉법)으로 그리고 ( )의 것은 각 천간을 좌하의 지지에 대입(거법)하여 기재한 것 입니다.
이 책이 한 개체의 삶을 풀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5년 乙巳年 가을에
佑濟 李 埈 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