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여 범  | 퍼플

10,000원  | 20250403  | 9788924153644

있는 그대로, 순연하게 피어난 꽃 어떤 꽃은 화려하게 피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어떤 꽃은 수줍게 피어나 바람에 몸을 맡긴다. 그러나 꽃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때가 되면 피어나고, 때가 지나면 조용히 져갈 뿐이다. 진달래도 그렇다.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조용히 꽃망울을 틔우고, 바람이 불면 한들한들 흔들린다. 아무런 꾸밈 없이,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운다. 그것이 진달래가 지닌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여여히 피는 꽃이란, 변함없이 피어나고, 흔들리면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꽃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누군가 바라봐 주지 않아도 묵묵히 피어나는 꽃. 진달래는 그런 꽃이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꾸미려 애쓰지 않으며, 주어진 자리에서 스스로를 피워낼 수 있을까. 진달래가 다시 피는 봄날, 우리는 그 앞에서 묻는다. 꽃이 피는 이유를 고민하지 않는 꽃처럼, 나 또한 나 자신으로서 순연하게 피어나고 있는지.(박여범 시인)

박 여 범 시집  | 퍼플

0원  | 20250403  | 9788924152418

어떤 꽃은 화려하게 피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어떤 꽃은 수줍게 피어나 바람에 몸을 맡긴다. 그러나 꽃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때가 되면 피어나고, 때가 지나면 조용히 져갈 뿐이다. 진달래도 그렇다.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조용히 꽃망울을 틔우고, 바람이 불면 한들한들 흔들린다. 아무런 꾸밈 없이,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운다. 그것이 진달래가 지닌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여여히 피는 꽃이란, 변함없이 피어나고, 흔들리면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꽃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누군가 바라봐 주지 않아도 묵묵히 피어나는 꽃. 진달래는 그런 꽃이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꾸미려 애쓰지 않으며, 주어진 자리에서 스스로를 피워낼 수 있을까. 진달래가 다시 피는 봄날, 우리는 그 앞에서 묻는다. 꽃이 피는 이유를 고민하지 않는 꽃처럼, 나 또한 나 자신으로서 순연하게 피어나고 있는지.(박여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