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한국야생버섯도감 (설악에서 한라까지 버섯 총정리)
고평열, 구재필, 최석영, 홍기성 | 광문각출판미디어
54,000원 | 20251114 | 9791193205754
2021년 6월 한국야생버섯도감을 출판한 이후 벌써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버섯의 동정(同定)은 기존의 생태적 특성과 형태, 현미경 관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DNA 분석을 기반으로 한 분자 계통학적 방법으로 빠르게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종이 재분류되어 새로운 분류군으로 이동하고, 학명과 국명이 변경되는 등 분류 체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버섯 목록의 개정은 이러한 학문적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국명 외에도 정명(定名), 임시명, 가칭 등 다양한 이름이 혼재하며, 버섯 애호가와 일반인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명은 원칙적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되어야 하나, 여러 행정적·학술적 사정으로 인해 등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새로운 버섯이 국내 각지에서 계속 발견되며 종 수는 꾸준히 늘고 있고, 기존 도감에서 오류나 미흡한 설명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한국야생버섯도감 최신판의 필요성이제기되어 왔다. 이에 본서는 기존 수록 종에 새로운 종을 추가하고 전체적으로 내용을 보완하여 최신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 공식적으로 등재된 버섯은 약 2,200여 종에 이르지만, 이 중 일부 종은 사진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하여 실제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야생에서는 아직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미기록종들이 무수히 발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동정과 정리가 시급하다. 그러나 연구 여건의 한계로 인해 이러한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아마추어들이 섣부르게 동정하거나 임의로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표준화된 정보의 부재와 연구 기반의 부족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하겠다. 버섯은 생태계 내에서 공생, 물질 순환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생물군이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초적인 버섯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최신판에서는 새롭게 187종을 추가하여 총 1,517종을 수록하였다. 이는 국내에서 발간된 단행본 가운데 가장 방대한 분량의 야생버섯 도감으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성과 학문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였다. 새로이 수록된 버섯 중에는 국내 미기록 신종도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아직 학계에 정식 보고되지 않은 종은 편의상 신칭(新稱)으로 기재하였다. 이들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발표되고 국명에 등재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독자가 아마추어로서 현장에서 버섯의 외형만을 보고 동정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그러나 정확한 동정을 위해서는 현미경 관찰과 DNA 분석이 필수적이며, 이는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로 인해 외형만으로 식용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식용 여부 판단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반드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본 도감은 버섯 동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종의 사진과 상세한 정보를 수록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도감이 버섯 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아가 버섯 자원의 활용과 보존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끝으로 최신판을 위하여 많은 사진과 정보를 제공 해 주신 김영진 님과 사진을 제공해 주신 백형우 님, 이재성 님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