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유종우 | 북퍼브
13,000원 | 20221130 | 9791192301648
부유스름하고 물그스름한, 허여스레하면서도 푸르스름한, 은빛의, 순청빛의 별 무리가 강물 위에 비쳐 들면, 푸른 강물 속에 잠긴 채 잠들어 있던 베타는 눈을 뜬다. 희푸르게 반짝이는 별빛을 안고서 물속을 파르스름한 물살의 소리들과 함께 헤엄치는 베타. 그의 눈에 비쳐 든, 강물 속에 투영된 그 새벽은 어디서 밀려온 것일까. 그곳으로 밀려든 새벽의 소리는, 누구를 촉촉이 밝혀 줄 새벽의 목소리일까.
엷푸른 한숨 같은 새벽의 빛깔과 소리를 머금은 별빛과도 같은 물가의 꽃들이, 푸르레한 새벽하늘 아래에서, 푸르스레한 새벽 강물 위에서 함께 피어나고, 물속의 베타는 물기에 젖은, 끝도 없이 드넓게 푸르른, 새벽하늘을 수놓는 꼬리별과도 같은 그 꼬리지느러미를 펼치고서, 제 눈앞에 펼쳐져 흐르는 그 물결과도 같은 빛깔의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새벽에 젖어, 그 새벽빛에 멀그스름하게 젖어, 잔물결의 꽃향기를 흩날리던 새벽의 은은하고 보드라운 감촉을 품에 안은 강물과 같이, 그 물 위에 내려앉은 꽃잎 곁에서 일렁이던 작은 물빛들은, 수면에 내려앉은 그 꽃잎의 향기로운 빛깔을 덧입고서, 새벽빛으로 물들어 가던 그 주변을, 물빛과 어우러져 반짝이던 꽃잎의 향기 어린 빛깔로 다시금 덧칠하며, 금빛이 어린 주황빛으로, 별빛이 스민 푸른빛으로 물결치고, 그와 함께, 어스름하고도 퍼르스레하게 그리고 온전히 깨끗하게 정제된 순결한 본연의 빛깔로 너울거리며, 베타의 가슴 속으로 새벽의 숨소리처럼 찬찬히 밀려들어 간다.
아무도 없는, 아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 그 물속에서, 물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새벽의 물소리를 닮은 그 여리고 자그마한, 물빛의, 별빛의 지느러미는, 오늘도 잠들지 못하고 새벽을 밝히는데, 차갑게 스며드는, 밀려드는, 몰아치고 또 휘몰아치는 푸른빛의 물결과 새벽의 향기로운 빛깔로 피어오르는 작은 숨결의 소리들은, 새벽을 기다리던 푸른 새벽의 하루가 새벽의 아침에서 시작돼 새벽의 별빛처럼 끝없이 이어져 반짝이듯, 물 위에 그 언제까지나 변치 않을 새벽의 빛무리를 그리며, 강물의 물결 사이로 밀려든 작은 베타의 눈빛처럼 또다시 새벽을 적시며 속삭인다.